전국 105개 저축은행들 가운데 우량 저축은행의 기준인 '8 · 8클럽(자기자본비율 8% 이상,고정이하여신 비율 8% 미만)'에 들어가지 못한 곳이 17곳이다. 전체 저축은행의 15%가 넘는다. 이 중 BIS 비율 5% 미만인 곳이 3곳이고 최저 기준인 5%대에 머물러 있는 곳도 3곳에 이른다.

일부 저축은행들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영업정지된 14개 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적기 시정조치가 내려지기 전엔 평균 2.82%였으나 금감원 실사 이후 평균 마이너스 22.56%로 낮아졌다. 25.38%포인트가 급락한 것이다.

저축은행에 대한 건전성 감독은 사실상 방치돼 있다. 금감원의 저축은행 검사 인력은 30여명으로 산술적으로 1명이 3개가 넘는 저축은행을 담당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사고가 터진 뒤에야 수습하는 데 그친다.

지방은행보다 규모가 큰 저축은행이 나오고 있는 데도 감독기준은 몇 십년 전과 마찬가지다. 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5% 이상'으로 은행(8%)보다 낮은 기준을 적용받고 있으며 원화 유동성 비율은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고 있다. 은행 대주주는 반기마다 적격성 심사를 받지만 저축은행 대주주는 인수 때만 적격성 심사를 받고 있다. 수년 전부터 자산 1조원이 넘을 경우 지방은행 수준으로 규제하는 '감독 차등화 방안'이 논의됐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다.

김현석/이태훈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