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코스피지수는 1700선을 중심으로 한 공방을 여전히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관련주의 주요 매수주체인 외국인의 태도 변화가 계속되고 있고, 환율 변수도 여전해 추가적으로 큰 폭의 상승 흐름을 타기에는 주변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 역시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연일 좋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어 국내증시의 강력한 외국인 매수세 유입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아울러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증시가 조장압력을 받으며 단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만 지수의 상승 추세가 계속된다면 IT와 자동차 업종의 주도주 역할도 지속될 것이라며 오는 2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애플社의 실적발표 이전까지는 IT주 위주의 대응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하나 변수인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당 수익을 확보한 매수차익의 청산 최적기가 1월 옵션만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거래세 부과로 차익거래 환경이 크게 변해 마지막 여진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뉴욕 3대 지수가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의 실적 부진과 중국의 긴축우려로 일제히 하락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36.73포인트(0.34%) 하락한 10627.26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0.76포인트(0.94%) 내린 1136.22를 기록하며 6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31.10포인트(1.3%) 떨어진 2282.31로 장을 마쳤다.

◆ 신영證 "IT株 향방, 애플 실적에 달려있다"

신영증권은 미국 애플社의 실적 발표 전까지는 정보기술(IT) 관련주 위주의 대응이 유리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원·엔 환율의 추가 하락 등이 IT주에 부담이 되고 있지만 오는 25일인 애플의 실적발표 이전까지는 IT주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너지를 계속 보강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실적발표의 최대 관심사인 애플의 실적결과와 이후 전망에 따라 IT주가 순환적 사이클을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어도 애플 실적 발표때까지는 추가 상승을 염두에 둔 IT주 위주의 대응전략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미국 IT 경기모멘텀이 여전히 좋고 IT 환경 변화를 주도하는 애플은 새로운 IT수요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제로섬 게임'의 IT리더와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김 팀장은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조만간 고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IT주는 현재 추가로 상승하기에는 한계를 노출할 수 있는 시점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 현대證 ""IT·車, 주도주 역할 지속할 것"

현대증권은 지수 상승 추세가 계속된다면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의 주도주 역할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IT와 자동차 관련주의 하락은 환율 변수이외에 실적시즌이라는 시기적 요인과 맞물린 단기 충격정도로 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전망치 발표 직후 기관의 차익매물이 급증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는 것.

하지만 글로벌 증시의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IT와 자동차 업종에 대한 국내 증시의 주요 매수세력인 외국인의 태도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이들 업종의 주도주 역할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배 연구원은 "통상 시장의 상승 주기와 주도주의 상승 사이클이 함께 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IT와 자동차에 대한 주도주 이탈 가능성을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다만 원·엔 환율 변화와 이에 따른 글로벌 시장 점유율 변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자동차보다는 IT업종이 보다 유리한 고지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대우證 "조선·해운株, 비중확대 신중해야"

대우증권은 최근 해운, 조선, 기계 등 산업재 섹터의 상승률이 높지만 실적을 확인한 후 비중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산업재 섹터가 2010년 들어 가장 성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재 섹터는 올해 7.2% 상승하며 코스피 지수(0.9%) 대비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조승빈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산업재 섹터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기관과 외국인 모두 지난 12일까지 산업재 섹터에 대해 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해운, 조선, 기계업종에 기관과 외국인 순매수가 동시에 들어오면서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조 애널리스트는 산업재 섹터의 강세는 이익모멘텀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산업재 섹터의 2010년 영업이익증가율은 67%로 전망돼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는 "최근과 같은 주가흐름이 지속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앞으로 실적에 대한 신뢰도가 여전히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선과 기계, 해운 업종의 주도로 산업재 섹터의 2010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속적으로 하향조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최근의 상승세로 밸류에이션 수준도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그는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펀더멘털 개선을 확인하고, 향후 실적 전망치 상향조정 여부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우리투자證 "美 알코아 실적, 국내 기업에 유리"

우리투자증권은 세계 최대 알류미늄 생산업체인 미국 알코아의 실적에서 국내 수출주 상승의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다우지수 편입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알코아의 주당순이익이 1센트로 시장 예상치(6센트)보다 부진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알코아의 매출이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라며 "매출은 경기회복의 강도를 가늠하는데 있어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국내의 경우 코스피 기업들의 매출이 지난해 4분기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다 올해 1분기에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을 통해 매출의 증가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 상황에서 알코아의 매출 호조는 오히려 긍정적인 시각으로도 바라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기관이 수출업종의 비중을 축소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이 안정세를 보일 경우 수출주에 대한 기관의 보수적인 매매도 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경기회복의 시그널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또 "최근처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원화강세 수혜주 중심의 대응을 유지해나가는 한편, 수출주에 대해서는 저가매수의 기회를 노리는 전략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