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40년간 신년사를 발표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이달 초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새해 계획을 밝혔다. 정 회장은 "올해 창조적 혁신의 시대인 '포스코 3.0시대'를 새롭게 열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포스코 3.0시대란 제철보국,성공적 민영 기업 등 기존 가치에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해 매출 100조원 달성과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사랑받는 100점 기업이 되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업(業 · 사업영역)을 진화시키고 장(場 · 활동무대)을 확대하며 동(動 · 업무 추진 방법)의 혁신을 이루자"고 역설했다.

포스코는 올해 경영 화두를 비상경영체제 지속과 저원가 조업,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강화로 정했다. 특히 올해는 인수 · 합병(M&A)을 포함한 국내외 투자에 최대 10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작년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통상적인 설비투자뿐만 아니라 잇따른 기업 인수를 염두에 둔 M&A 자금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과 함께 대우조선해양까지 동시 인수를 추진하기 위한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기업 인수에 4조~5조원을 자체적으로 투입하고,나머지 일부 자금은 재무적 투자자(FI)를 통해 충당한다는 전략이다.

나머지 6조원 정도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국내외 설비 신 · 증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세계 철강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지만 철강제품 생산능력 확대 등에 중점을 둬 작년과 비슷한 투자계획을 마련했다.

오는 7월에는 연산 200만t 규모의 광양 후판공장을 준공한다. 포스코의 생산량 증대는 후판제품 수입 비중을 대폭 낮추는 효과를 가져와 국내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반기에는 연산 200만t 규모의 포항 신제강 공장도 준공한다.

해외에서는 인도 제철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오리사주에 추진 중인 연산 1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에 이어 인도 남서부 카르나타카주에서 철광석 확보와 함께 600만t급 제철소를 추가로 짓는 방안을 가다듬고 있다. 인도 철강시장은 원재료 확보가 쉬운 데다 성장 속도 역시 중국 다음으로 빠르다는 판단에서다. 인도네시아에도 6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짓는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는 사상 최대 규모인 30조원,6조원으로 각각 잡았다. 매출은 작년 매출 추정치보다 10% 이상 늘어난 것이며,영업이익은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작년 포스코의 연간 실적(추정치)은 매출액 27조1000억원,영업이익 3조2000억원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