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조선 · 해운 시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은 작년 150억달러 수출탑을 받으며 선전했다. 신규 선박 수주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조선사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로 해양 · 플랜트,엔진기계,전기전자시스템,건설장비 사업 등에서 성과를 일궈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내부 체질을 개선하는 한편 경쟁사와 차별화를 추진하고,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연간 매출 목표는 21조5500억원으로 잡았다. 수주는 177억달러를 목표로 삼았다. 시설 및 기술개발 투자액으로는 7188억원을 제시했다. 오병욱 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달 초 "주력업종인 조선업은 과거 세계 경제 성장률을 훨씬 초과한 투기자본의 과잉 발주와 이에 따른 투자 과다로 향후 위기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계 금융위기로 비롯된 경기 침체가 점차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기존 사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 확보,생산성 향상 및 기술개발 활성화,차세대 신성장 동력사업에 대한 준비로 이 같은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또 "안전한 작업장을 조성하고 노사 간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는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동시에 협력사와 공동 번영을 위한 투명한 거래관계를 구축하자"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특히 올해 악화된 조선시황을 극복하고 종합 중공업업체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가기 위해 플랜트 등 비조선 분야에 더욱 집중키로 했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동 지역 육상 플랜트 수주에 전력을 다하는 한편 향후 석유를 대체할 천연가스 생산 투자 증대에 맞춰 해상 플랜트 부문 수주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녹색사업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의 하나로 삼고,이를 집중 육성 중이다. 군장국가산업단지 내 13만2000㎡ 용지에 총 1057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풍력공장은 2008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 공장에서 1.65㎿,2㎿,2.5㎿ 풍력발전기를 연간 600㎿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다. 향후 해상풍력발전기도 생산해 2013년까지 연간 800㎿ 규모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과 미국 등 해외에 풍력발전 공장을 설립해 글로벌 시장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충북 음성에 있는 태양광 제2공장도 연간 330㎿ 규모의 태양전지와 200㎿ 규모의 모듈 생산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최근엔 전라북도 일대에 200㎿급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