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한 스포츠 댄스 룸바(rumba)와 다소 익살스러운 태껸 중 어느 것이 다이어트 효과가 더 클까. 정답은 태껸이다. 동작이 흐느적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태껸은 의외로 에너지 소모량이 상당하다.

성봉주 체육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태껸의 칼로리 소모량을 측정한 결과 수영,자전거 타기보다 다이어트 효과가 더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태껸 초보자인 신체 건강한 30대 중년 여성 10명을 대상으로 '7330태껸'(일주일에 세 번,삼십분씩 할 수 있도록 개량한 태껸 동작)을 15분 동안 하면서 이동식 호흡 가스 분석기로 생리적인 변화를 살핀 결과다. 측정 결과 칼로리 소모량은 1분당 평균 7.52㎉로 15분 동안 7330태껸 운동을 하면 약 113㎉가 소모된다.

태껸의 운동 효과는 다른 종목과 비교해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10분 동안 태껸의 칼로리 소모량(75㎉)이 룸바(55㎉)나 자전거타기(15㎞/h · 60㎉)보다 높고 수영(자유형 · 74㎉),에어로빅(79㎉)과는 비슷했다. 태껸의 운동 강도는 결코 낮지 않고 운동 효과도 일반 운동 이상이라는 결론이다. 성 연구원은 "태껸이 한 번에 큰 힘을 쓰는 운동은 아니지만 천천히 몸 전체의 균형을 잡으면서 근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크다"고 설명했다.

태껸은 대련을 할 때 더 많은 칼로리가 소모된다. 바로 '대접'이라는 규칙 때문이다. 경기에서 서로가 한 걸음 이내에서 상대방이 쉽게 공격할 수 있도록 한쪽 발을 앞으로 계속 내디뎌야 하는 게 대접이다. 공격을 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동작을 번갈아 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량이 더욱 많아진다. 태껸은 또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아 유연성을 키우는 데도 적격이다. 품(品)자를 뒤집은 상태에서 앞쪽 두 지점에 왼발과 오른발을 번갈아 내디뎠다가 다시 모으는 동작이 태껸의 기본인 '품 밟기'다. 이 동작에서 무릎을 구부렸다 펴고,허리는 물 흐르듯 굼실대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없다. 품 밟기를 오래 하면 관절이 강해지고 허리가 유연해지는 것.이수니 전국생활체육택견연합회 사무과장은 "다른 격투기 운동이 순간적인 힘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태껸은 대련 때에도 상대의 탄력을 이용해 밀어주기 때문에 관절에 무리가 적다"고 설명했다.

태껸처럼 운동 효과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되는 게 '108배'다. 체육과학연구원 운동생리학 실험실의 실험 결과(2007년)에 따르면 성인 남성(23 · 182㎝ · 78㎏)과 성인 여성(22 · 167㎝ · 62㎏)이 20여분 동안 108배를 하면 각각 147㎉,96㎉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운동 효과의 차이가 생긴 이유는 남자는 여자보다 절하는 동작이 어렵고 체중이 더 많이 나가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운동법인 '인터벌 트레이닝'도 태껸과 비슷하다. 인터벌 트레이닝은 운동 중간에 불완전한 휴식을 취하면서 가벼운 운동을 하고 얼마 후 다시 강도 높은 운동을 실시해 운동의 지속력을 높이는 것.100m를 전력 질주했다면 그 후 100m는 천천히 걷는 과정을 몇 번씩 반복하는 형태다. 이 운동은 힘든 과정과 휴식을 반복함으로써 운동 강도와 시간을 늘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