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 기술을 적용한 신차 개발전략을 두고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일본 닛산자동차가 첨예한 '장외 신경전'을 펼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도이 가즈히로 닛산 기획·선행기술개발본부 실장은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술박람회 '닛산 테크놀로지 스퀘어'에서 기자들을 만나 현대차가 최근 닛산의 전기차에 대해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폄하한 데 대해 "닛산은 전기차에 진심으로 주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현대차 연구개발총괄본부 하이브리드 설계팀장인 이기상 상무는 지난해 12월 학회 워크샵에 참석해 "전기차를 위한 고성능·저비용 전지 개발이 힘들 것으로 판단해 2020년까지는 하이브리드카에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상무는 당시 닛산의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 '리프(LEAF)'를 언급하며 "닛산도 사실상 내부적으로 하이브리드 기술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전기차 띄우기는 마케팅 전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이 실장은 "닛산은 전기차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마케팅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현대기아차가 전기차를 어느 정도 개발 했는 지는 모르지만 닛산은 전기차 기술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개할 수는 없지만 닛산의 전기차 투자액을 보면 얼마나 의욕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지난 20년간 개발해 온 기술을 마케팅만을 위해 쓰기엔 너무 아깝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가 당분간 개발에 주력키로 한 하이브리드차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아직 일상화가 안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의 경우 하이브리드차가 신차의 15%를 점유하는 데 10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양사의 향후 개발계획이 엇갈리는 데 대해 도이 실장은 "자동차업체들이 각자의 개발정책을 갖고 있는 건 중요하다"며 "이는 각자 보유하고 있는 기술 자체의 개발에도 관련된 것으로,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하듯 닛산은 전기차에 대한 신념을 갖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닛산은 올해부터 일본과 북미시장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리프를 연 5만대 규모로 생산할 예정이다. 2012년까지는 전세계 출시를 검토 중이다. 닛산은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가 전세계 자동차시장의 10%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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