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이름을 GM의 글로벌 브랜드인 '시보레'로 바꿀지 여부를 이르면 3월 말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GM은 현대자동차를 강력한 경쟁 상대로 꼽고 있으며 LG화학의 리튬이온전지를 전기차에 계속 사용할 계획이다.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은 12일(현지 시간) '2010 북미국제오토쇼'가 열리고 있는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간담회를 갖고 "한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브랜드를 시보레로 바꾸는 방안에 대해 작년 말부터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GM대우 브랜드를 계속 유지하는 방안,GM대우와 시보레 브랜드를 함께 사용하는 방안,시보레 브랜드로 전면 교체하는 방안 등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 가지 방안 중 어떤 것을 택할지,아니면 시간을 갖고 좀 더 검토할지에 대해 1분기 안에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보레는 GM의 대표적인 글로벌 브랜드로 전 세계 14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시보레는 GM 판매량의 50%가량을 차지한다. GM대우가 만든 라세티 프리미어는 '시보레 크루즈'로,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시보레 스파크'라는 이름으로 외국에서 팔리고 있다.

아카몬 사장은 "한국에서 GM대우 차를 사는 고객의 3분의 1가량이 자기 돈을 들여 시보레 브랜드를 구입해 부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어떤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이 판매에 도움이 될지를 고민 중"이라고 브랜드 교체 검토 배경을설명했다.

그는 "올해 준대형 세단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마티즈 크리에이티브 LPG 모델 등 신차 3개를 한국에서 판매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내수시장 점유율을 작년 8%에서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전설로 통하는 밥 루츠 GM 부회장(78)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대자동차를 강력한 경쟁 상대로 꼽았다. 그는 "현대 · 기아차의 디자인이 과거엔 미흡했지만 최근엔 훌륭한 차들을 내놓고 있다"며 "GM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루츠 부회장은 GM의 전기차인 '시보레 볼트'에 리튬이온전지를 공급하는 LG화학에 대해서는 "최고 기술력과 제조기술을 보유한 신뢰할 만한 기업"이라며 "당분간 LG화학의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중요 부품의 경우 2~3개 업체와 거래하는 GM의 원칙상 배터리업체를 추가로 물색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츠 부회장은 1963년부터 47년 동안 GM,크라이슬러,포드 등 '빅3'의 최고경영자(CEO)급을 모두 지내 미국 자동차업계에서는 전설적인 인물로 통한다. 이런 이력에 걸맞게 그는 "앞으로 GM은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무리하기보다는 수익을 내고 존경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트로이트=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