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유럽 각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가 회사채보다 더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15개 선진국의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투자등급 기업에 비해 높아졌다.CDS는 부도위험에 대비한 파생상품으로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부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금융정보업체인 마켓이 유럽 15개국의 국채 5년물 CDS 프리미엄을 대상으로 작성하는 SovX지수는 12일 현재 71.5bp(1bp=0.01%)로 유럽 125개 투자등급 회사채 5년물 CDS 프리미엄을 반영하는 iTraxx유럽지수(63bp)보다 높아졌다.이는 1000만달러의 5년물 회사채에 대한 부도위험을 헤지(회피)하기 위해서는 6만3000만달러가 필요한 반면 같은 만기의 유럽 선진국 국채에 대해서는 이보다 많은 7만1500달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통상 선진국 국채는 안전하다고 여겨져왔지만 금융위기 이후 은행구제와 경기부양에 막대한 돈을 풀며 재정적자가 급증하자 투자자들이 국채의 위험성을 의식하기 시작했다.특히 영국의 CDS 프리미엄은 83bp로 지난해 9월 이후 40bp나 뛰었다.

영국 석유회사인 BP의 CDS 프리미엄(38bp)과 비교해 두배가 넘는다.영국은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재정적자를 줄이지 못하면 최고 신용등급인 트리플A(AAA) 등급을 잃을수도 있다는 경고를 받고 있다.재정위기가 심각해 이미 신용등급이 강등당한 그리스는 CDS 프리미엄이 263bp에 달한다.

존 레이스 BOA메릴린치 투자전략가는 “빚더미에 앉은 국가가 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국채 투매 현상이 벌어질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