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 도입…IT·車 '맑음' 건설·조선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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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종별 기상도
'기능통화 도입' 해운업 긍정적…손해보험사들은 세금 증가 우려
재무제표속 주석활용 능력 높여야…재평가 차익 22% 세부담 주의
'기능통화 도입' 해운업 긍정적…손해보험사들은 세금 증가 우려
재무제표속 주석활용 능력 높여야…재평가 차익 22% 세부담 주의
올해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하는 기업이 대폭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본격 도입 시기는 2011 회계연도부터지만 증시 영향력이 큰 삼성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조기 도입을 확정해 당장 올 1분기부터 IFRS 방식의 회계장부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조기 도입 회사는 지난해 14개사(유가증권 · 코스닥시장 각 7개사)에 그쳤지만 올해 50개사 수준으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엔 KT&G와 STX팬오션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기 도입 기업들이 중소형사였지만 올해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3개사,㈜LG를 포함한 LG그룹 10개사 등 대기업들이 IFRS 회계장부를 내놓을 예정이다.
◆해운은 외화환산손 우려 벗어
우리투자증권은 기능통화가 도입되는 해운업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IT(정보기술) 은행업 등도 중립 이상의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조선 건설 손해보험업은 부정적인 결과가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대부분의 거래를 외화로 결제하는 해운업은 달러 등 회사가 선택한 통화로 장부를 작성할 수 있는 '기능통화제'가 도입됨에 따라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환산 손실의 우려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결재무제표 중심의 공시체제로 변화하면서 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체를 파악하기가 더 쉬워진 덕분에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도 있다.
과거엔 자산 규모 70억원 미만인 관계사는 연결에서 제외됐지만 IFRS 아래에선 지분을 50% 넘게 가지고 있거나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경우 모두 연결재무제표에 포함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제일기획,SK C&C,한화 등 우량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들의 일차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가운데 업종별로는 글로벌 경쟁력이 우수한 자동차 · IT 종목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한슬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나 IT 업체들은 이미 연결을 적용 중인 글로벌 기업과의 실적비교 가능성이 높아져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8년 개별 매출은 72조9529억원에 그쳤지만,연결 기준 매출은 121조294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경제적 실질과 원칙 중심의 회계처리가 강조되면 조선과 건설업 등은 부채비율 상승이 우려된다. 그동안 공사기간 중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부채 등을 넘겨온 건설회사들의 경우 SPC가 연결 범위 내로 들어오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또 수익인식시점이 판매시점으로 늦춰지기 때문에 공사진행률을 기준으로 잡던 때에 비해 건설 조선업체들의 부채 부담이 커지게 된다. 또 손해보험업종은 세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석 활용능력 높여야 성공투자
IFRS 아래에서는 재무제표에 표기하는 계정과목 수가 대폭 줄어든다. 이와함께 기업 간 재무제표 양식이 차이가 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석 등을 활용한 해석능력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IFRS를 조기 도입한 기업들의 경우 2008년 상반기 평균 65개였던 손익계산서의 계정과목 수가 작년 상반기엔 25개로 60% 정도 급감했다. 대신 주석의 분량은 21쪽에서 61쪽으로 세 배가량 늘어났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대표는 "과거엔 표가 각종 내역을 포함하고 있어 한눈에 비교하기가 쉬웠지만 앞으론 표로 제시된 재무제표보다 관련 내용을 해설하는 주석을 더 꼼꼼히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형자산을 장부가가 아닌 공정가치로 평가하는 기업은 자산의 잔존가치 및 내용연수를 회계연도마다 재검토한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감가상각 등을 제거한 EBITDA(법인세 · 이자 · 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지표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산이 불어나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기계 등의 경우엔 향후 감가상각에 따른 이익훼손 가능성이 커지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한 연구원은 "과거엔 재평가이익에 대해 3%만 과세했지만 이젠 양도시 전체 차익에 22%의 세율이 부과되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