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 인상과 함께 은행간 기준금리를 올렸다. 인민은행은 오는 18일부터 대형은행의 지준율을 15.5%에서 16.0%로 올린다고 12일 밤 전격 발표했다. 은행간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국채입찰 수익률도 0.08%포인트 올렸다. 지준율은 13개월 만에 원래대로 되돌려지는 것인데,춘절(설)이후 올라갈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보다 앞당겨졌다는 점에서 현지 금융시장에서는 다소 충격으로 받아들인다는 소식이다. 국채 입찰 수익률도 지난 7일 3개월물의 0.04%포인트 인상 조치에 뒤이어진 것으로,이 역시 5개월 만에 처음 올라갔다. 중국은 채권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국채 입찰의 수익률이 금리의 척도(尺度)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를 두고 중국이 출구전략에 사실상 착수한 것 아니냐는 관측과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번 조치 이후,2분기중 인상설과 하반기 단행 전망으로 엇갈리기는 하지만 시중 금리에 대해서도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돌입한 것이든,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통상적인 선제조치든 중국이 긴축 카드를 빼든 것은 사실이다. 그간 중국 정부는 '느슨한 통화정책'을 지속해왔는데,금리인상을 포함한 긴축정책은 속도와 시기가 문제일 뿐 우리의 가시권에 들어선 셈이다.

우리로서는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의 최대 교역상대인 중국 경제의 상황 변화는 우리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국내 금융에서 금리와 같은 중요한 정책적 결정은 당연히 우리의 사정이 감안되어야 하고,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위축되지 않게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국제금융의 변화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거듭 중국을 주목하는 이유다.

출구전략은 올해 국제 경제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다. 치밀한 사전 준비와 신중한 시행은 당연히 올 한 해 우리 금융당국의 가장 큰 과제다. 국제공조를 해야한다고 지난해부터 G20정상회의 등에서 수없이 논의되고 약속도 됐지만 국가간 공동시행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은과 기재부는 혹여라도 금통위에서 권한행사로 기싸움이나 벌일 게 아니라 시행의 시점과 방식에서 최선을 택하도록 서로 협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