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부실이 누적되면서 예금자보호를 위해 쌓아둔 저축은행 예금보호기금의 적자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낸 예금보험료만으로는 부족해 은행 예금보험계정에서 돈을 빌려 메워주는 상황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말 영업정지된 전북 전일저축은행의 경우 5900억원 손실이 예상돼 지난해 말 2조3711억원이었던 타 계정 차입금 규모가 3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올해 차입 한도를 1조원으로 정해놓았지만 무의미하다"며 "연간 저축은행 예금보험료가 2400억원가량 되는 점을 감안하면 단 한 건의 사고도 터지지 않고 10년간 예보료를 쌓아야 간신히 적자를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도 불만이다. 은행의 경우 저축은행에 비해 10배가 넘는 86조9000억원의 공적자금이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지원돼 완전한 경영정상화 기반이 마련됐지만 저축은행에는 8조5000억원만 지원됐다는 것이다. 그나마 퇴출에 필요한 예금대지급 재원으로만 사용됐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지난해 저축은행의 예금보험료율이 0.05%포인트 추가 인상되면서 당기순이익에서 예보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며 "예보료 적자를 줄이기 위해 보험료를 추가 인상할 경우 업계 전체의 부실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