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계 금융기관 맥쿼리가 서울 여의도의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파크원 오피스타워1(이하 파크원)' 인수전에 뒤늦게 뛰어들면서 매각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투자증권은 파크원 '우리금융타운' 조성계획이 무산 위기에 빠지자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유지해 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주목된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파크원 프로젝트'의 부동산 개발회사 스카이랜은 맥쿼리와 파크원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 맥쿼리는 이 빌딩 인수를 추진했던 국내 증권사들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해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여의도 LG본사 옆 통일주차장에 들어설 72층의 국내 최고층 빌딩인 파크원은 시행사와 자금을 빌려준 대주단 사이의 입장 차이로 인해 매각에 난항을 겪어왔다. 스카이랜이 금융위기로 인해 파크원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 초 만기가 도래한 2000억원 규모의 브리지론 상환에 애로를 겪자 대주단 측에서 만기를 연장해주는 대신 직접 매수자를 찾겠다고 나섰다.

이에 따라 대주단의 주관사인 하나대투증권 등은 지난해 11월 우리투자증권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고,시행사인 스카이랜도 비슷한 시기에 HMC투자증권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갈등을 빚어왔다. 하지만 HMC투자증권은 지분 투자자 모집작업이 지연되고 있으며,우리투자증권은 스카이랜과 의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카이랜과 맥쿼리 사이의 협상이 급진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자 우리투자증권은 지난주 스카이랜과 하나대투증권 등을 대상으로 우선협상자 지위를 유지해 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빌딩이 완공되면 그룹 계열사를 입주시켜 '우리금융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스카이랜 관계자는 "HMC투자증권과는 현재 큰 진전이 없는 상태이며 맥쿼리와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투자증권의 가처분 신청에 구애받지 않고 매각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스카이랜은 향후 부동산시장이 좋아지면 파크원 가격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개발이익이 확정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며 "우리투자증권 측의 인수 제시가격이 가장 높지만 스카이랜이 계약해제권 등을 제시한 맥쿼리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