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의 인기에 일본드라마 '드라곤 자쿠라'가 덩달아 인기몰이 중이다.

두 드라마는 모두 미타 노리후사의 일본 만화 ‘드래곤 자쿠라’ (국내 번역본: 최강입시전설, 꼴찌 동경대 가다)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2005년 일본 TBS를 통해 방영된 ‘드래곤 자쿠라’는 방영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일본 내에서 큰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켰던 드라마다. 국내 ‘일드’ 팬들 사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때문인지 국내팬들은 '공부의 신'과 '드래곤 자쿠라'를 비교하며 드라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하고 있다. 그래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두 드라마의 비교 관전 포인트를 세 가지로 정리해봤다.


● 10대 파워, 아이돌 한일전

‘공부의 신’과 ‘드래곤 자쿠라’에서는 유독 10대 연기자들이 눈에 띤다. ‘공부의 신’의 유승호, 고아성, 이현우, 지연, 이찬호는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각기 다른 개성과 여느 또래와 다른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5인방이 브라운관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현재 ‘공신돌 (공부의 신 아이돌)’이라는 애칭까지 얻은 상황이다.

드래곤 자쿠라의 '꼴찌 5인방' 야마시타 토모히사, 나가사와 마사미, 코이케 텟페이, 아라가키 유이, 나카오 아키요시는 드라마 종영 후 톱스타의 반열에 오를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렇다면 ‘공부의 신’과 ‘드래곤 자쿠라’에 출연한 10대 스타들의 매력은 어떻게 다를까?

특히 ‘잘자란 국민 남동생’ 유승호와 일본과 국내에서 ‘야마삐’라는 애칭으로 더욱 유명한 일본 인기 아이돌 그룹 NewS의 리더 야마시타 토모히사의 ‘거친 반항아 매력 대결’, 천만 관객을 불러들인 연기파 아역 배우 고아성과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로 선정되기도 한 나가사와 마사미의 ‘연기력 대결’, 떠오르는 기대주 이현우와 일본의 해리포터 코이케 텟페이의 ‘노래와 댄스 끼 대결’ 등이 주요 비교 포인트다.

그러나 ‘공부의 신’을 지지하는 팬들 사이에서는 “‘드래곤 자쿠라’와는 달리 ‘공부의 신’에서는 이찬호를 제외한 4명의 공신돌이 모두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더욱 학생다운 모습을 현실감있게 그려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 한일 대표배우의 카리스마 격돌

파산 위기에 놓인 고등학교를 구해내기 위해 ‘꼴찌 명문대 보내기 프로젝트’를 이끄는 주인공, 김수로와 아베 히로시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대결이다.

두 배우 모두 각각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트릭’ ‘히어로’ ‘결혼 못하는 남자’ 등 일본을 대표하는 드라마에서 입지를 굳혀온 아베 히로시와는 달리 김수로는 ‘공부의 신’을 통해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렸다.

우선 아베 히로시의 카리스마를 살펴보자면, ‘드래곤 자쿠라’는 허술한 대학교수로 분해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던 ‘트릭’ 이후 연기변신을 감행한 드라마다. 190cm의 큰 키와 날카로운 눈빛에서 뿜어낸 카리스마로 가망 없는 꼴찌 학생들을 도쿄대로 이끄는 변호사 사쿠라기 켄지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수의 영화와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웃음을 선사하는 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김수로 역시 ‘공부의 신’을 통해 잠시 ‘웃음기’를 접을 예정이다. 현재 김수로의 매서운 눈빛연기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상황. 특히 학생들을 향해 “낙오하지 않기 위해 국립 천하대로 가라”며 ‘일장 연설’을 하는 장면에서는 특유의 우렁찬 목소리를 동반한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내 아베 히로시의 카리스마 못지않은 ‘김수로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 입시 달인들의 ‘시크릿’

마지막으로 두 드라마의 주요 소재를 비교해보자면, ‘공부의 신’과 ‘드래곤 자쿠라’ 모두 입시를 소재로 꼴찌 고등학교에서도 공부를 못하는 열등생들이 입시 달인들의 비법을 전수받아 ‘열공’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른바 꼴찌들을 1등으로 만들 수 있는 ‘공부의 비밀’을 알려주는 드라마인 것.

그러나 ‘드래곤 자쿠라’가 도쿄대 입시를 통과할 수 있는 비법을 직시하는 반면 ‘공부의 신’은 제목 그대로 '공부의 신'이 되는 전략을 전수한다.

'공부의 신' 유현기PD는 “‘공부의 신’을 ‘드래곤 자쿠라’의 리메이크작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일본만화 ‘드래곤 자쿠라’의 핵심 내용만을 가져왔다”고 못박았다.

이어 “한국과 일본의 입시 제도가 다르다. 일본은 대학마다 시험이 다르지만 한국은 수학능력시험이라는 공통된 입학시험을 치르게 된다”며 “교육과 입시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드라마의 내용도 상당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드라마의 한 관계자는 “현재 최고 명문대 입시를 위해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 한국 실정에 맞는 실질적인 공부 전략을 전수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며 “물론 여기서 끝은 아니다. ‘공부는 안 돼’라고 자포자기한 대한민국 꼴찌들에게 ‘불가능은 없다’는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일본에서는 실제로 ‘드래곤 자쿠라’ 방영 이후 ‘긍정적 후폭풍’이 일어났다. 드라마가 방영됐던 2005년 도쿄 대학 입시 수험생이 12%나 증가했다는 기사가 보도된 것. ‘드래곤 자쿠라’를 통해 도쿄대에 갈 수 있는 비법을 터득하고 이로 인해 용기와 희망을 얻은 수험생들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증거다.

국내 역시 반응이 뜨겁다. 교육에 관심이 높은 대한민국 열혈 학부모들과 입시를 준비 중인 수험생들은 '공부의 신'이 선보이고 있는 비법들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강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이목이 ‘공부의 신’이 한국입시제도에 일으킬 '긍정적 후폭풍'에 집중되고 있다.

뉴스팀 김시은 기자 showti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