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 간 갈등을 강조하는 시각이나 사회적 평등화만을 고집하는 시각으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 사회적 양극화에 앞서 이념적 양극화로 혼란만 더 생기게 된다. '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홍두승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단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꽤 심한 편"이라고 진단하면서 근본적인 대안을 찾는 데 집중한다. 이미 강남은 우리 사회의 중심이자 선망의 대상이 됐고,반대로 근로빈곤층과 외국인 거주자라는 신빈곤층이 등장했다는 것.이른바 개천에서 용 나기가 어려워졌지만,그는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 또 다른 불평등을 만드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사회 계층의 양극화'를 '소득의 양극화'로 단순화하는 오류도 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렇다고 사회적 평등화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계층 간의 간극을 좁히고 중산층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묘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 바로 이 대목에서 그의 식견이 돋보인다. 그는 '내가 다른 사람에 비해 어느 정도 못사는가'라는 상대적 잣대로 판단할 일이 아니라 '내가 어느 정도 생활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느냐'라는 절대적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사회의 '편 가르기'를 지우고 사회적 소수자와 취약계층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모든 계층이 공존하는 터전을 넓혀 가는 것이 양극화 문제의 해법이라는 것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