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FRB는 13일 최근 경기동향을 종합한 베이지북을 발표하면서 "고용은 답보상태이고 경제활동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여건이 점점 개선되면서 경기회복세가 넓은 지역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FRB가 이 같은 판단을 내놓은 것은 미국경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임이 분명하다. FRB는 물가 상승이 억제되고 있는 점, 주택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을 그런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경제가 호전되면 글로벌 경제 또한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음은 자연스런 이치다.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0.5%포인트 인상 조치로 전날 급락세를 면치 못했던 세계증시가 FRB의 베이지북 발표를 계기로 강한 오름세로 반전(反轉)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미국 경제 회복세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출구전략 시행시기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음을 뜻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악 상태인 고용지표 등이 눈에 띄게 호전될 경우 유동성 환수, 금리인상 등의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호주 이스라엘 등은 이미 출구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엊그제 지준율을 끌어올린 중국이 조만간 금리인상 조치까지 취한다면 출구전략 시행이 도미노처럼 확산돼나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또한 출구전략과 관련된 준비를 미리 갖출 필요가 있다. 다만 다른 나라에 앞서 서둘러 실행에 옮길 이유는 없을 것이다. 금리 인상 등이 단행될 경우 국제투기자금의 국내유입을 부채질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우리나라에는 달러캐리 자금 등이 물밀듯 밀려들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자금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왔다 한꺼번에 빠져나간다면 금융시장은 물론 나라 경제 전체에도 큰 혼란이 야기될 우려가 크다. 따라서 구체적 출구전략의 시행은 경제회복세 추이, 경제주체들의 적응 능력, 국제자본의 흐름, 환율 수준 등을 봐가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