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에는

나도 눈이 될 거다

아픈 이에게는

펑펑 눈물로 내리고

슬픈 이에게는

하늘하늘 흥겨운 춤이 될 거다

올 겨울에는 반드시

나도 눈이 될 거다

그대 눈물 훔쳐

다시 눈으로 가져 갈 거다

-전영칠 '올 겨울에는' 전문


동장군의 기세가 대단하다. 온난화를 걱정하던 지구촌 사람들을 한랭전선으로 압박한 끝에 이미 포로로 만들었다. 동장군은 백설부대와 함께 맹위를 떨친다. 얼마 전 내린 눈으로 출퇴근길을 고생길로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백설부대는 민심을 녹여주는 따스함도 함께 장전하고 다닌다. 아픈 사람에겐 눈물로,슬픈 사람에겐 춤으로 나타나는 마술 총이다. 눈 없는 겨울 표정을 상상해보라.그럼 이 시의 진가를 알 수 있다.

남궁 덕 문화부장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