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내 증시는 추가적인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컴퓨터 칩 메이커인 인텔의 지난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난해에 이어 '인텔 효과'가 국내 증시를 달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인텔은 지난 4분기에 23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40센트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인텔의 '깜짝 실적'은 어닝 기대감을 높여 미국 증시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고, 글로벌 소비회복 기대로까지 확산돼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관련주의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도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IT주를 선두로 코스피지수 1700 돌파 시도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날 1월 옵션만기에 따른 프로그램 잠재 매물 부담 해소로 시장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점도 추가 상승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29.78포인트(0.28%) 상승한 10710.55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78포인트(0.24%) 오른 1148.46을 나타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8.84포인트(0.38%) 상승한 2316.74로 장을 마쳤다.

◆ 신한금융투자 "코스피 1700 회복시도 가속화"

신한금융투자는 1월 옵션만기에 따른 프로그램 잠재매물 부담 해소로 시장이 한결 가벼워졌다며 이제 코스피지수는 정보기술(IT)주의 실적 모멘텀을 앞세워 박스권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원화강세 등 주변 악재들의 부담도 상당 부분 완화됐고 반도체주(株)의 뚜렷한 주도주 형성이 최대 모멘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악재들의 공세 속에서 버티기에 성고한 시장은 조만간 공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시장이 하방지지력을 유지하면서 추가 상승의 기회까지 엿볼 수 있도록 하는 핵심동력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주들이 주도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여타 IT주나 자동차주 등이 원화강세 부담으로 대부분 가격조정에 접어들었던 모습과는 달리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비중 뿐만 아니라 상징적 의미가 큰 반도체주들의 견조한 흐름은 긍정적인 투자심리에 가장 밑바탕을 형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인텔(Intel)의 실적이 예상대로 호조세를 나타낸다면 반도체주를 주도주로 앞세운 국내 증시의 1700선 회복시도는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IT주가 재부각하면서 유통이나 음식료 등 내수주들의 조정 폭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장은 반도체주를 앞세운 추가상승이 예상되지만 매수대상을 확대하기보다는 주도주 중심의 압축적인 대응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 우리투자證 "불확실성 완화로 상승 기대감 커져"

우리투자증권은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시적인 측면에서 주가변동성을 키웠던 환율, 실적, 옵션만기 등의 요인이 해소되거나 완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가파른 원화강세가 진정되고 있으며, 알코아를 제외한 미국 S&P500 대부분의 기업들이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불거진 긴축문제 역시 당장 글로벌 경기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시장은 하방경직성을 유지하거나 미국 등의 움직임에 따라서는 추가 상승시도도 가능해 보인다"며 "당분간은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실적개선의 강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하드웨어, 증권, 화학업종 내에서 유망종목을 골라 단기 트레이딩에 나서는 게 좋겠다는 조언이다.

◆ 동양종금證 "외국인과 국내증시 연결고리는 '이익개선'"

동양종금증권은 미국 기업들의 회복으로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가 기대된다며 외국인 매수에 따른 국내 증시 추가 상승에 무게를 뒀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는 대외적인 난관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낙관을 극복할 수 있는 변수들이 국내 증시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미국 소비 경기지표 악화, 국내 경기 정점 논란, 원화강세로 인한 수출 기업 가격경쟁력 악화, 외국인투자가의 매수 강도 둔화 등이 리스크로 꼽혔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이 동반 상승하는 등 미국과 중국의 기업 부문이 회복하고 있어 국내 수출경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국내 수출의 증가는 국내 기업의 매출액 확대로 이어진다"며 "국내 기업은 매출액 증가로 영업이익 증가가 높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 이익개선 강도도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동안 이익의 개선 강도가 높게 나타나는 구간에서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수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