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하를 앞세운 수입차 업체들의 한국시장 공략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올해 내수시장 목표치와 동향이 주목되고 있다.

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차는 15일 '2010년 상반기 판매촉진대회'에서 올해 내수 시장 점유율 목표치를 52%로 제시했다. 기아차는 앞서 지난 8일 판매결의대회에서 점유율 35%를 목표로 내걸었다. 현대기아차 두 회사를 합한 내수 점유율 목표치는 87%에 달하는 셈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목표달성을 위해 2010년을 '소비자 만족 원년의 해'로 정했다. 소비자 서비스의 질적 개선과 판매역량 강화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 그리고 다양한 판촉전략을 내세워 지난해 50.4%보다 1.6%p 높은 내수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기아차의 올해 내수 점유율 목표치는 35%다. 지난해 29.6%보다 5.4%p나 늘어난 수치다. 기아차는 지난 8일 판매결의대회에서 "모닝, 쏘렌토R 등 인기차종들의 판매 강화는 물론 스포티지 후속 SL(개발명), 로체 후속 TF(개발명) 등 신차를 통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출시된 준중형차 '뉴SM3'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내수 시장 3위로 등극한 르노삼성자동차는 '현상 유지'라는 다소 신중한 목표를 내부적으로 수립했다.

르노삼성 한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된 뉴SM3의 인기를 이어가는 한편, 18일 출시될 뉴SM5의 신차효과 등으로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점유율 면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잠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총 13만3630대를 판매해 전년 8.8%에서 0.8%p 증가한 9.6%의 점유율을 달성하며 GM대우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지난해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GM대우자동차의 당면과제는 '점유율 두 자릿수 회복’이다.

GM대우는 지난해부터 시행한 지역책임총판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한편, 올해 출시될 신차를 내세워 지난해 한 자리수로 떨어진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고 있는 '2010 북미국제오토쇼(NAIAS)에서 "올해 준대형 세단(개발명 VS300)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LPG 모델 등 신차 3개를 출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내수시장 점유율을 작년 8%에서 두 자릿수로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나아가서는 올 3~4월 중 GM대우 브랜드를 폐기하고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글로벌 브랜드 ‘시보레’로 브랜드를 교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소비자들이 '시보레'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어 이 같은 방안이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대규모 파업사태로 내홍을 겪었던 쌍용차는 법원 회생인가 등 여러 변수들이 남아있어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총 2만2189대의 차량을 판매해 점유율이 전년 3.4%에서 1.8%p 하락한 1.6%에 그쳤다.

쌍용차 관계자는 "쌍용차는 우선 경영 정상화가 선결과제로, 구체적인 올해 경영계획은 아직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다만 올 초 기존 차량들의 연식변경모델들을 출시했고, 법원의 회생 인가를 받는다면 6월쯤 신형 SUV ‘C200'이 나올 예정이어서 최소 8만대 이상은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