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옴니아2 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이 금융을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이 '손안의 PC' 기능을 수행함에 따라 각종 금융거래와 결제를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머지않은 시점에 은행 점포의 핵심 기능이 자산관리 및 상담 창구로 바뀌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은행 중 스마트폰 뱅킹 선두주자는 하나은행.이 은행은 지난해 12월10일 '아이폰뱅킹'을 시작한 이래 3만5000여명이 스마트폰뱅킹 프로그램인 '하나 N Bank'를 아이폰에 다운로드받았다고 15일 밝혔다. 또 3만5000여명 가운데 1만6000여명이 아이폰을 통해 예금조회 및 계좌이체 등 금융업무를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뱅킹을 쓰기 위해 하나은행에 새롭게 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1500명을 넘는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은행 아이폰뱅킹으로 할 수 있는 금융거래는 예금조회,환율 펀드 조회,신용카드 조회 및 현금서비스,펀드 환매요청,계좌이체(송금) 등이다. 하나은행의 아이폰뱅킹 이용은 의외로 간단하다. 아이폰의 앱스토어에서 이 은행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하나 N Bank)을 검색해 아이폰에 다운로드하면 된다. 공인인증서를 아이폰에 설치한 뒤 공인인증서 비밀번호와 계좌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업은행도 지난 13일부터 아이폰뱅킹 대열에 뛰어들었다. 기업은행 아이폰뱅킹도 하나은행과 비슷하게 예금조회 및 이체,신용카드 조회 및 현금서비스,환율 조회 및 외화송금,머니마켓펀드(MMF)환매 신청 등이다.

다른 은행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스마트폰뱅킹 경쟁에서 자칫 뒤처지면 고객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국민 우리 신한 등 17개 은행은 최근 금융결제원과 함께 공동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이달 말까지 프로그램을 개발할 외부 개발업체를 선정하고 공통 서버를 구축한 뒤 오는 4월께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은행들은 아이폰뿐만 아니라 옴니아2에서도 스마트폰뱅킹이 가능토록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예금 가입,대출거래,펀드 가입 등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이 아직 도입하지 못한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존 PC를 통해 할 수 있는 인터넷뱅킹은 모두 가능토록 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도 이 같은 움직임에 맞서 이른 시일 내에 옴니아2 등 다른 스마트폰에서도 인터넷뱅킹이 가능토록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폰뱅킹이 일반화되면 은행의 업무 방식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2000년 인터넷뱅킹이 시작된 이래 은행 지점업무에서 입출금 등 대고객 업무의 80%가 인터넷뱅킹과 자동화기기로 대체됐다"며 "스마트폰뱅킹이 확산되면 변화의 속도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객들이 스마트폰뱅킹을 쓰게 되면 처음 계좌를 개설하고 인터넷뱅킹을 신청할 때 이외에 점포를 찾을 일이 없어지게 된다.

은행 점포는 고객들의 자산과 성향을 분석해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하거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일,대출 상담을 하는 일 등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