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안에 들어오면 배출 거의 안돼,2% 늘때 심혈관 질환 2배 높아져
"적게먹자" 포화지방…트랜스지방보다 악영향 적지만
과잉 섭취하면 고지혈증 유발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은 심혈관질환을 유발하고 혈관의 노화를 촉진하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포화지방은 트랜스지방보다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만 많이 섭취할수록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똑같이 줄여야 한다.
트랜스지방은 콩기름 옥수수기름 같은 액체 식물성 기름(불포화지방)에 수소를 첨가해 마가린,쇼트닝유,마요네즈 같은 고체 상태의 기름을 만들 때 생성된다.
트랜스지방을 포화지방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은데 실은 불포화지방으로 혈관 내에서는 포화지방처럼 활동한다.
혈관을 청소해 주는 몸에 이로운 고밀도지단백 결합 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반면 몸에 해로운 저밀도지단백 결합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동맥경화증의 위험도를 2배 이상 높인다.
간호사건강연구(NHS)에 따르면 트랜스지방의 섭취량이 2%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두 배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포화지방은 섭취량이 15% 증가해야 같은 수준의 위험을 초래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트랜스지방이 위험한 것은 중금속처럼 한번 몸안에 들어가면 좀처럼 배출되지 않고 혈관 속에 남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지방이라면 간으로 들어가 대사 · 분해돼야 하지만 트랜스지방은 대사되지 않고 혈관벽에 쌓여 노폐물은 걸러내고 산소와 영양분은 공급하는 혈관의 신진대사를 서서히 떨어뜨린다.
트랜스지방은 지나친 면역반응을 유발해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혈관을 노화시킨다. 트랜스지방의 영향에 의해 증가된 혈중 LDL-콜레스테롤은 혈관내피세포로 파고들어 가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 면역세포의 일종인 대식세포가 나서면 혈관에 염증이 일어나고 산화가 진행돼 외부 스트레스에 취약해진다.
이런 상태에서 세포찌꺼기,혈전,칼슘 등이 쌓이면 동맥혈관 벽이 좁아지고 단단해지며 탄력이 떨어지는 동맥경화 현상이 나타난다.
원래 건강한 동맥혈관벽은 내면이 미끈하고 탄력성이 높으며 피의 흐름이 원활하지만 동맥경화로 심장관상동맥이 막히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뇌혈관이 폐색되면 뇌경색이 생겨 돌연사하거나 신체 일부가 마비될 수 있다. 따라서 트랜스지방은 '먹지 말아야 하는 지방'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포화지방은 '적게 먹어야 하는 지방'이다. 포화지방은 탄소에 수소가 최대로 결합한 것으로 상온에서 쉽게 굳는 기름을 말한다.
돼지기름,쇠기름,닭껍질,버터,팜유 등에 많이 포함돼 있다. 과잉 섭취할 경우 고지혈증을 유발하고 혈관벽에 축적돼 혈관을 막히게 만든다.
미국 심장학회는 포화지방 섭취량이 전체 섭취열량의 7%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마가린,가공버터,기름진 드레싱 대신 계란 · 올리브오일 · 식초로 만든 마요네즈나 유기농 버터,치즈,유자청 등을 이용한 드레싱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 돼지기름(이하 포화지방 40%),커피프림(코코넛유로 만듦 · 85%),버터(50%),라면(팜유나 유지로 튀김 · 45% 이상) 등은 포화지방이 다량 함유돼 있으므로 삼간다. 커피를 마실 때 휘핑크림 등을 같이 먹는데 포화지방이 많이 함유돼 있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려면 튀김 요리를 할 때에는 쇼트닝유를 배제하고 액상 식용유를 사용한다. 고열에서 튀길수록,여러 번 사용한 기름일수록 트랜스지방 함량이 높아지므로 삼간다. 참기름,들기름,압착 올리브유 등은 화학적 공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트랜스지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가공식품을 선택할 때 식품표시의 원재료명에서 '정제가공유지' '마가린' '쇼트닝' 등의 문구를 발견한다면 살포시 내려놓는 것이 좋다.
김종화 과장 < 세종병원 내분비 내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