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최악의 일자리 위기가 불어닥칠 수 있다며 회원국들이 고용 창출에 정책적인 역량을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14일 워싱턴 IMF본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세계경제 회복세가 강해져 침체의 터널 끝이 보이나 아직은 전반적인 민간 수요가 취약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으면 경기침체가 끝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IMF가 조만간 발표할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큰 경기회복 폭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선진국들이 따라가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하지만 "10%를 돌파한 유럽과 미국 실업률은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면서 "최악의 일자리 위기는 아직 찾아오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때문에 각국 정부는 출구전략을 섣불리 이행하기보다 이미 책정해 놓은 경기부양 자금 중 일부를 고용 확대용으로 전환해 사용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IMF도 고용이 창출되는 지속적인 성장을 올해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또 "2008년과 2009년이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국제적인 협력의 해였다면 2010년은 제2의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계적으로 더욱 현명하고 강력한 금융규제와 감독을 완성하는 트랜스포밍(변화)의 한 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경제 불균형 해소를 위해) 수출에서 내수 확대로 성장모델에 변화를 주는 중국의 정책이 하루아침에 달성되진 않겠으나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IMF 회원국들의 지분(쿼터)과 의결권 조정작업은 올 연말까지 틀림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권 중 하나인 중국의 위상이 쿼터 조정에 반영될 것"이라면서 "중국은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책임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위상에 대해서는 "경제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달러화는 가장 안전한 보유 외환으로 각광받았다"며 "이런 달러화의 역할이 급격히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 유로화의 위상이 높아지는 등 달러화 단일의 기축통화 체제보다 다극화된 체제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IMF가 발행하는 특별인출권(SDR)도 같은 맥락에서 수십년이 지나야 국제통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