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주당 하토야마 내각과 가스미가세키(일본 관청가 이름으로 관료집단을 지칭) 사이의 갈등이 점점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급기야 입법 및 법률심사의 총괄 업무를 맡는 중요 부처인 내각법제국 장관이 정부에 항의 표시로 옷을 벗었다.

교도통신은 15일 검사 출신인 미야자키 레이이치 내각법제국(내각부 산하기관으로 한국의 법제처와 유사) 장관(65)이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후임으로는 가지타 신이치로 현 내각법제국 차관이 임명됐다. 미야자키 전 장관은 1970년 검사로 임용된 후 도쿄지검을 거쳐 2006년 아베 내각 당시 내각법제국 장관에 취임했다.

미야자키가 장관직을 내놓은 이유는 하토야마 내각이 관료집단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관료 및 공무원의 의회 답변 금지를 추진하는 데 대한 강한 반발로 분석된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미야자키 전 장관은 퇴임 전 마지막 회의에서 "내각법제국은 다른 관공서들과는 달리 부처 간 경계를 넘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며 "정부가 이런 전문성을 앞으로도 충분히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탈(脫)관료' 공약을 내걸어온 하토야마 내각은 지난해 9월 출범 직후 관료 권력의 상징인 사무차관 회의를 폐지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