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양반들은 그만 좀 오고 의사나 더 보내주시오."

구호 작업이 지연되자 시민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아이티 정부가 실종되다시피한 상태에서 시민들은 맨손이나 기껏해야 막대기나 망치 등 단순한 장비를 이용해 파묻힌 생존자를 구해내고 있다. 지진으로 무너진 아파트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장 말레스타는 "누가 지금 우리를 도와주나"며 "물과 식량 피난처 등 모든 게 필요하지만 아무도 가져다 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상점을 운영한다는 에드네르 밥티스트도 "상황을 정리할 능력을 지닌 사람이 이 나라에 아무도 없다. 국제사회만이 우리를 구조하러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의 무책임한 행동은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그동안 종적이 묘연했던 프레발 대통령은 14일 아이티 투생 루베르튀르 국제공항에 레오넬 페르난데스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13일 CNN 등 미국 언론과 공항 인근에서 인터뷰를 한 뒤 소식이 끊겼었다. 지진 발생 이후 외신 인터뷰를 제외하곤 지진과 관련해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던 그가 만 이틀이 넘어서야 아이티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도미니카가 아이티와의 국경을 개방했다. 도미니카 정부는 14일 부상을 입은 아이티 주민들이 비자 없이도 이름만 밝히면 자유롭게 도미니카로 올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상자들이 버스를 타고 줄지어 도미니카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구호 단체들은 아이티 국경 인근 지마니시에 구호물자 집적소를 세우는 등 도미니카를 보급 기지로 삼고 있다.

●…아이티 구호 기금 마련에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나서고 있다. 조지 클루니와 미국 케이블 음악방송 MTV는 14일 아이티 자선 기금 마련을 위한 특집 방송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부부는 지진 피해자 구호에 써달라며 국경없는 의사회에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또 데미 무어, 애슈턴 커처 부부, 패리스 힐튼, 벤 스틸러도 구호 기금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프로농구 NBA 선수들도 기부금 대열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이번 아이티 강진이 1995년 발생한 일본 한신대지진과 발생 방식과 규모, 지리적 상황이 아주 흡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신대지진은 1995년 1월 일본 효고현 고베시에서 발생한 규모 6.9의 강진으로 6443명이 숨지고 4만3000여명이 다쳤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4일 이집트, 미 미시시피강 유역, 자메이카 등이 현재 지진 위험 지역으로 간주되고 있지 않지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곳으로 꼽았다. 뉴스위크는 이집트 카이로가 지질판 경계에서 400㎞ 떨어져 있음에도 1992년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강진이 우려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