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들의 올해 투자는 미래 신기술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있는 점을 감안해 공격적 선투자로 성장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외 기업에 대한 적극적 인수 · 합병(M&A)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리드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삼성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26조5000억원의 투자계획을 확정했다. 액수로만 따지면 30대 그룹 전체 투자액(87조150억원)의 30.5%를 차지한다. 그룹 전체 투자액의 70%에 가까운 18조4000억원을 삼성전자가 단독 집행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에 5조5000억원,LCD에 3조원 이상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또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삼고 있는 태양전지 등 녹색에너지와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도 시작할 방침이다. 채용규모는 작년(1만7000명)보다 10% 이상 많은 1만9000여명으로 잡았다. 삼성 관계자는 "면밀한 검토를 거쳐 구체적인 투자분야를 오는 3월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는 전기차,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부문에 전체 투자액(10조5000억원)의 43.8%인 4조6000억원을 집중 투입한다. 작년보다 53.3% 확대한 수준으로,사상 최대치다. 올 하반기에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개발,북미시장에 수출하는 한편 내년 디젤 하이브리드카도 내놓기로 했다. 올 8월까지 경형 전기차를 시험 개발해 관공서를 중심으로 보급하는 한편 내년 말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친환경차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 · 개발(R&D) 전문인력을 1000여명까지 확충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고성능 엔진 및 변속기 공장을 증설하고 충남 당진 일관제철소를 확대하는 등 대규모 시설투자도 진행한다. 올 9월 현대제철 C열연공장을 준공하고 내년 1월까지 고로 2호기를 추가로 짓기로 했다.

LG그룹은 지난 12일 역대 최대인 15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확정했다. 경기 파주 LCD공장 등 시설투자에 작년보다 30% 늘어난 11조3000억원을 집행한다.

SK그룹은 작년 투자액(6조5000억원)보다 10% 이상 늘어난 7조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SK텔레콤의 R&D 분야에 집중 투입한다. 채용규모도 지난해(1600명)보다 10% 이상 늘어난 1800명 선으로 확대한다.

포스코는 M&A 및 국내외 설비투자 목적으로 작년보다 두 배 가까운 9조3000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웠다. 두산은 작년보다 20% 많은 1조5000억원,STX는 10% 늘어난 1조2000억원을 각각 신규 투자하기로 했다. 동부그룹도 올해 제철업을 중심으로 1조원가량을 투입할 방침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