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육군에 국산 골전도 헤드폰이 공급된다. 골전도 헤드폰은 귓속 공기를 진동시켜 소리를 전달하는 일반 이어폰과는 달리 귀 주변 연골 등 뼈를 직접 진동시켜 소리를 듣게 한다.

골전도 헤드폰 전문기업인 보니아(대표 이상철)는 프랑스 육군 작전 통신용으로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골전도 헤드폰을 공급한다고 17일 밝혔다. 2012년까지 약 45억원어치를 납품할 예정이다.

이상철 대표는 "프랑스 국방부 측과 7년간 지속적으로 접촉한 끝에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계약을 맺었다"며 "일단 3년간 공급하기로 했지만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검증된 품질을 중시하는 군 특성상 2012년 이후에도 10년 이상 추가로 공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프랑스군에 공급하는 골전도 헤드폰은 귓바퀴와 광대뼈 사이에 부착해 사용하는 마이크-헤드폰 일체형 제품이다. 헤드폰 속에 장착된 초소형 진동자(주파수에 맞춰 진동하는 부품)가 귓바퀴 주변 얼굴뼈와 머리뼈를 진동시킴으로써 소리를 느낄 수 있게 설계됐다.

이 대표는 "음향 품질은 일반 이어폰과 다를 게 없지만 귀를 막지 않기 때문에 작전 중인 병사가 주변의 미세한 소리를 포착할 수 있고,옆에 있는 병사와 헤드폰을 쓴 채 대화도 나눌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변에는 시끄러운 통신 내용이 새나가지 않아 기밀이 유지되는 데다,고막이나 달팽이관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지 않아 청각도 보호한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보니아는 지난 1997년 청각손상 환자나 청각장애인용으로 사용되던 의료용 진동 헤드폰을 일반인용 골전도 헤드폰으로 상용화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하지만 골전도 헤드폰은 고음 재생이 쉽지 않다는 문제점과 중국산 저가 일반 이어폰 범람 등이 악재로 겹치면서 수요가 크게 늘지 못했다.

이 대표는 "양산체제 구축을 통해 대당 15만~20만원이던 제품 가격을 5만~10만원대로 절반 이상 낮추고 고음 재생 특수진동자 기술을 개발하는 등 제품 개선에 나서 프랑스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회사는 고음 처리가 우수한 귓속 삽입형 골전도 이어폰을 개발,미국 대형 유통업체와 200만달러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