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가 경인년인 올해 오랜 숙원사업인 반월 시화공단 리모델링으로 어느해 보다 활기를 띨 전망이다. 아울러 시민감동 시정이 폭넓게 펼쳐져 더욱 살기좋은 도시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후산업단지의 대명사였던 반월 · 시화공단이 구조고도화사업을 통해 새롭게 옷을 갈아입으며 지역 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25시 시청'으로 화제를 모았던 시민감동 시정(市政)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월 · 시화산업단지가 지난해 말 구조고도화 시범단지로 선정되면서 안산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지난 30여년간 사실상 방치돼 온 공단이 기업프렌들리 정부하에서 비로소 기반시설을 보강하는 등 새롭게 단장되면서 지역 경쟁력을 대폭 확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반월공단은 1978년,시화공단은 1986년 각각 조성됐다.

18일 반월 · 시화산업단지가 위치한 안산시 단원구 이마트 앞.인근 공장의 직원 소유 차량들이 보도는 물론 차도까지 점령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공장들마다 주차장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박옥만 안산시 산업지원사업소장은 "비가 오면 지대가 낮은 곳에 위치한 공장들은 물이 차 난장판이 되기 일쑤"라며 "3D 업종으로 꼽히는 섬유,인쇄회로기판(PCB),도금업체들도 밀집해있어 악취로 인한 주민들의 민원도 끊이지 않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18일 반월 · 시화산업단지가 구조고도화 시범사업 단지로 선정되면서 이 일대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안산시에 따르면 반월 · 시화산단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우선 공단근로자들의 복지증진을 위한 체육시설과 운동장 편익시설들이 다수 들어설 전망이다. 또 환경오염업체들의 경우 아파트형공장 등을 지어 한 곳에 모으고,집적화를 통해 성장유망 · 지식기반 등 고부가가치 업종들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수처리장 처리수를 공업용수로 공급하고 가로를 정비하는 등 기반시설도 대폭 확충한다. 주차장 시설이 태부족인 점을 감안,자전거로 출퇴근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키로 했다. 2012년까지 향후 3년간 총 5308억원을 투입하는 시범사업이 완료되면 54조원의 생산효과와 21만1000명의 고용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장용지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는 산단업체들은 공원이나 산 등 유휴토지를 공장용지로 전환하는 작업도 구조고도화사업에 반영시키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시간 민원서비스로 지난해 '대박'을 터뜨린 안산시는 올해도 '최고의 섬김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우선 현행 민원담당 센터인 '25시 시청'을 확대,전화국과 우체국 세무서 등이 함께 들어서는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Night City Hall'(야간시청) 건물을 1월 중 착공해 내년3월에 완공한다. 주민등록 등초본이나 여권 발급 등 민원뿐 아니라 다양한 민원들이 야간에 집중되기 때문에 서비스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다.

'25시 시청'에는 자원봉사의 손길도 쇄도하고 있다. 현재 평일 저녁(7~10시)과 토 · 일요일 오후(2~5시) 한방병원들이 요일별로 돌아가며 무료로 침을 놓거나 진료를 하고 있는데 안과와 치과의사들도 "봉사할 기회를 달라"며 장소제공을 요구하고 있는 것.담당 공무원들도 이에 질세라 △택배수령 서비스 시행 △주말 방과후 학습지도 △기초생활수급자 영정사진 촬영 △주말장터 운영 △주민생활 공구 대여 서비스 실시 등 아이디어들을 쏟아내고 있다.

김제교 안산시 민원행정담당은 "'25시 시청'을 거치지 않으면 과장 승진이 어렵다는 말이 돌 정도로 민원센터가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인기"라며 "많은 지자체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다녀갔지만 자치단체장의 강력한 의지가 없으면 공무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안산=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