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史記서 배우는 경제성장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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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란해진 '법치' 확립이 우선 순위
先富내세워 급성장한 中에 시사점
先富내세워 급성장한 中에 시사점
'야랑자대(夜郞自大).'<<사기(史記)>> '서남이열전(西南夷列傳)'에서 비롯된 말로 제 처지를 모르고 우쭐대는 모습을 풍자할 때 쓰인다. 핵무기 개발로 '강성대국'을 표방하는 북한이 강대국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 터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지난 세월 경제발전의 성과로 한동안 자만하다가 장기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를 중국은 이렇게 비웃고 있지 않을까. 중국에서 전해지는 작금의 소식들은 이 사실을 잘 전하고 있다. 우리를 모범 삼아 경제발전에 매진했던 중국이 지금은 우리를 관심권 밖으로 떨어뜨려 놓았다. 참으로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이와 함께 국내외의 각종 통계와 전망은 우리를 우울하게 하고 있다.
"사람은 스스로 모욕 받을 짓을 한 다음에 남에게 모욕당한다. (夫人必自侮然後人侮之)"는 이치는 국가도 마찬가지라고 맹자는 설파했다. 민주화 이후 지난 20년간은 실로 이러한'자모(自侮)'행위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좋다. 90년대 초,법치확립의 국가책무를 방기해 '물정부'라고 비난받던 노태우 정부는 임기 후반에 급하지도 않은 북방외교를 서둘러 부작용을 낳았다. 옛소련에 제공한 15억달러의 차관은 아직도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물 흐르는 대로 도랑이 생긴다(水到渠成)"며 느긋한 중국에 우리가 일방적으로 매달렸다. 그때부터 우리는 상응하는 대우를 못 받고,주요 교역국인 대만까지 잃었다. YS정부는'역사 바로세우기'에 골몰,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하기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을 서두르는 등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다. 그 결과가 외환위기로 나타났다.
그 뒤 10년간 정부는 전보다 한술 더 떠 온통 '과거사 파헤쳐 뒤집기'와'대북지원'에만 열을 올렸고,상식에 반하는 조치들을 남발했다. 좌우갈등과 계층간 반목은 갈수록 심화됐고 법치는 황폐화됐다. 좌파정권답게 성장보다는 분배를 강조했지만,역설적이게도 양극화는 더욱 커졌다.
이런 상태에서 사회안정과 경제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는 지나온 과정이 우리와 대단히 유사한 대만의 경우에서도 확인된다. 리덩휘,천수이볜 정권 20년간 대만도'대만독립'과'과거사'로 편할 날이 없었으며,그 사이 경제는 악화됐다.
반면에 중국은 "발전만이 지상과제"라는 덩샤오핑의 주도로 단기간에 초강대국의 위치에 섰다. 최근 들어 심각한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문제 해소 차원에서 '선부론(先富論)'에서 '공부론(共富論)'으로 방향을 수정했다고는 하지만,성장이라는 지상과제는 변함없다. '공평하게 가난했던' 오랜 경험으로 '성장이 없으면 분배도 있을 수 없다'는 진리를 중국지도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제 덩샤오핑의 저 한마디에 우리가 새삼 자극을 받아야 할 때가 됐다. 그동안 '서민정책'등으로 분배의 기본틀과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으니 이제 다시 성장에 매진할 차례다. 우선 문란해진'법치'부터 확립해야 한다. 사회의 모든 일이 상식적으로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노조 전임자'등 무노동 근로자에게는 일체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상대적 약자라 해서 터무니없는 생떼와 투정까지 허용될 수는 없다. 자신들의 주장과 이익만을 위한 불법파업과 과격시위로 공익을 해치고 사회를 불안하게 하면 철저히 응분의 처벌을 받는 것이 상식이다. 국회에서 해머와 톱을 들고 난동을 부리는 국회의원들에게 상식적인 국민은 허탈해 한다. 비상식적인 일들이 더 이상 용납되지 않아야 한다.
상식적인 사회에서 내적으로 분수를 지키고 외적으로 성장을 위해 분발한다면,'산 첩첩 물 겹겹(山重水複)'의 지금 상황에서'버들숲 우거지고 꽃 환히 핀(柳暗花明)'곳의 새로운 경지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홍광훈 < 서울여대 교수·중문학 >
지난 세월 경제발전의 성과로 한동안 자만하다가 장기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를 중국은 이렇게 비웃고 있지 않을까. 중국에서 전해지는 작금의 소식들은 이 사실을 잘 전하고 있다. 우리를 모범 삼아 경제발전에 매진했던 중국이 지금은 우리를 관심권 밖으로 떨어뜨려 놓았다. 참으로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이와 함께 국내외의 각종 통계와 전망은 우리를 우울하게 하고 있다.
"사람은 스스로 모욕 받을 짓을 한 다음에 남에게 모욕당한다. (夫人必自侮然後人侮之)"는 이치는 국가도 마찬가지라고 맹자는 설파했다. 민주화 이후 지난 20년간은 실로 이러한'자모(自侮)'행위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좋다. 90년대 초,법치확립의 국가책무를 방기해 '물정부'라고 비난받던 노태우 정부는 임기 후반에 급하지도 않은 북방외교를 서둘러 부작용을 낳았다. 옛소련에 제공한 15억달러의 차관은 아직도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물 흐르는 대로 도랑이 생긴다(水到渠成)"며 느긋한 중국에 우리가 일방적으로 매달렸다. 그때부터 우리는 상응하는 대우를 못 받고,주요 교역국인 대만까지 잃었다. YS정부는'역사 바로세우기'에 골몰,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하기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을 서두르는 등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다. 그 결과가 외환위기로 나타났다.
그 뒤 10년간 정부는 전보다 한술 더 떠 온통 '과거사 파헤쳐 뒤집기'와'대북지원'에만 열을 올렸고,상식에 반하는 조치들을 남발했다. 좌우갈등과 계층간 반목은 갈수록 심화됐고 법치는 황폐화됐다. 좌파정권답게 성장보다는 분배를 강조했지만,역설적이게도 양극화는 더욱 커졌다.
이런 상태에서 사회안정과 경제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는 지나온 과정이 우리와 대단히 유사한 대만의 경우에서도 확인된다. 리덩휘,천수이볜 정권 20년간 대만도'대만독립'과'과거사'로 편할 날이 없었으며,그 사이 경제는 악화됐다.
반면에 중국은 "발전만이 지상과제"라는 덩샤오핑의 주도로 단기간에 초강대국의 위치에 섰다. 최근 들어 심각한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문제 해소 차원에서 '선부론(先富論)'에서 '공부론(共富論)'으로 방향을 수정했다고는 하지만,성장이라는 지상과제는 변함없다. '공평하게 가난했던' 오랜 경험으로 '성장이 없으면 분배도 있을 수 없다'는 진리를 중국지도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제 덩샤오핑의 저 한마디에 우리가 새삼 자극을 받아야 할 때가 됐다. 그동안 '서민정책'등으로 분배의 기본틀과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으니 이제 다시 성장에 매진할 차례다. 우선 문란해진'법치'부터 확립해야 한다. 사회의 모든 일이 상식적으로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노조 전임자'등 무노동 근로자에게는 일체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상대적 약자라 해서 터무니없는 생떼와 투정까지 허용될 수는 없다. 자신들의 주장과 이익만을 위한 불법파업과 과격시위로 공익을 해치고 사회를 불안하게 하면 철저히 응분의 처벌을 받는 것이 상식이다. 국회에서 해머와 톱을 들고 난동을 부리는 국회의원들에게 상식적인 국민은 허탈해 한다. 비상식적인 일들이 더 이상 용납되지 않아야 한다.
상식적인 사회에서 내적으로 분수를 지키고 외적으로 성장을 위해 분발한다면,'산 첩첩 물 겹겹(山重水複)'의 지금 상황에서'버들숲 우거지고 꽃 환히 핀(柳暗花明)'곳의 새로운 경지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홍광훈 < 서울여대 교수·중문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