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무공해 대형 화장로…선진 장례문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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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세종시 장례문화센터 가보니
2만기 넘는 납골 봉안당도 갖춰
2만기 넘는 납골 봉안당도 갖춰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반 현수막이 나부끼는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시내.자동차를 타고 북서쪽으로 15분 정도 더 달리면 주변의 어지러운 도로 공사 현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말끔한 화강암 건물이 눈앞에 나타난다.
나지막한 산이 둘러싸고 있는 이곳은 SK그룹이 2년여의 공사기간과 500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건설한 첨단 장례문화센터(사진)다. SK는 지난 12일 장례문화센터 개관식을 갖고 세종시에 무상 기부했다. 현재 24%의 공정률(사업비 기준)을 기록하고 있는 세종시에서 완공된 첫 건물이다.
총면적 36만㎡의 은하수공원 안에 조성한 장례문화센터는 고(故) 최종현 SK 회장의 유지가 숨쉬고 있는 곳이다. 1998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최 회장은 임종을 앞두고 "내가 죽으면 화장(火葬)하고 훌륭한 화장시설을 지어 사회에 기부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1980년 유공(현 SK에너지) 인수를 결정한 최 회장은 일주일에 2~3번씩 헬기를 타고 울산 정유공장을 방문하곤 했다. 그는 헬기에서 묘지로 황폐화된 땅을 내려다 보며 국토 이용의 효율성을 위해 장례문화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SK는 최 회장의 유언에 따라 2000년 서울시와 약정을 맺고 서초구 원지동 일대에 대형 화장시설을 짓기로 했다. 하지만 인근지역 주민들이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화장시설 건설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사업은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결국 SK는 2006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새로운 계약을 맺고 화장시설 건설 후보지를 세종시로 옮겼다.
세종시에 들어선 장례문화센터는 최첨단 무공해 시스템을 갖춘 대형 화장로(10기)와 2만1442기를 수용할 수 있는 납골 봉안당을 갖추고 있다. 장묘 문화 변천사와 세계 선진국의 장례 문화를 소개하는 홍보관도 마련했다. 지난 12일 개관식 이후 20기의 화장이 진행됐고 4기의 유골이 안치됐다.
세종시=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