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비싸니…2009년 입주 10채중 2채만 '웃돈'
작년 서울 · 수도권에서 입주가 이뤄진 새 아파트 가운데 첫 시세가 분양가보다 높아 이른바 '입주 프리미엄'이 형성된 곳은 10채 중 2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웃돈 형성이 저조하고,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지난해 입주한 대부분 신규 아파트들이 부동산 버블 논란이 한창이었던 2006~2007년 상반기에 높은 분양가에 공급됐던 데다 경기침체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입주 이후 웃돈이 가장 높게 형성됐던 아파트는 성남 판교신도시 봇들마을9단지로 188㎡형(공급면적)의 경우 작년 7월 입주 직후 호가가 30개월 이전 분양가보다 82% 높은 19억원으로 형성됐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전체 입주아파트(임대아파트 제외) 12만8725채 가운데 입주 직후 웃돈이 형성된 아파트는 전체 물량의 18.3%인 2만3675채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입주한 대부분 아파트는 주택시장이 최대 활황을 보였던 2006년과 2007년 상반기에 고가로 분양된 단지들이다. 이들 단지는 작년 하반기 금융위기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와 맞물리면서 80% 이상의 단지가 웃돈 형성에 실패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중견건설업체 분양팀장은 "2006년 말과 2007년 초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계약자들은 절반 이상이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었다"며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보면 이들의 투자수익률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입지 여건이 좋지 않은 수도권 신규 단지에 투자한 사람들은 입주 시작과 함께 매물을 쏟아내는 바람에 가격 하락이 심화되면서 투자수익률이 계속 악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양주시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남양주 진접지구의 경우 입주가 시작된 지 5~6개월이 지났지만 입주율이 상당히 저조한 편"이라며 "수도권 신도시를 제외한 상당수의 택지지구 단지들은 매물 증가와 거래 감소로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역의 경우 입주 초기 웃돈이 높게 형성된 곳은 강동구 강일지구,은평구 은평뉴타운 등이 꼽혔다. 작년 6월 입주가 이뤄진 강일지구 내 강일리버파크7단지 82㎡형은 분양가 대비 1억3026만원 오른 3억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분양가 대비 69% 프리미엄이 생겼다.

은평뉴타운에서는 작년 12월 입주가 실시된 2지구A공구 12블록 111㎡형이 분양가 3억3270만원에 평균 프리미엄 1억8230만원이 붙어 수익률 55%를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는 판교신도시 수익률이 단연 으뜸이었다. 분양가가 10억4630만원(채권할인액 포함)인 삼평동 봇들마을9단지 188㎡형은 전매금지가 풀리는 시점에 웃돈이 8억5370만원(수익률 82%) 붙었다. 봇들마을8단지 155㎡도 분양가와 비교할 때 53%의 프리미엄을 기록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