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어색한 이 광경은 오는 27일부터 서울 광화문 아트홀에서 열릴 '디지로그 사물놀이' 공연의 한 장면이다. 안경 없이도 3D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김덕수가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4명의 분신들과 사물놀이 합주를 시연할 예정이다.
3D 입체기술의 궁극적인 종착지는 거추장스러운 입체 안경을 벗어던지는 것이다. 여기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기술이 홀로그램이다. 디지로그 사물놀이 공연을 연출한 곳은 국내업체인 디스트릭트다. 천장에 설치한 빔프로젝터에서 무대에 45도 각도로 비스듬히 설치한 투명막에 영상을 비추면 여기서 반사된 3D 입체 영상이 허공에 맺히도록 하는 기술을 이용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무대에 빔프로젝터와 투명막을 설치하는 등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게 단점이다. 공연이나 이벤트 등 제한적인 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미국 MERL사는 16대의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어 안경없이 어느 방향에서도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기술 시험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런 다시점(多視點) 제작방식도 높은 난이도,비용 증가 등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안경없이 입체영상을 자유롭게 보기까지 짧게는 2~3년,길게는 10년까지 더 걸릴 수도 있다는 평가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