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와 자율이 넘치는 미래지향적 조직문화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

LG그룹 CEO(최고경영자) 40여명이 지난 14~15일 이틀간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질문이다. CEO들이 내놓은 답은 제각각이었다.

남용 전자 부회장은 '개방'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에서 성장한 인재들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며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드는 일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반석 화학 부회장은 '몰입'을 강조했다. 그는 "남보다 먼저,빨리 시장을 공략하는 스피드 경영이 뿌리내리려면 구성원들이 가치 있는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우현 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장은 '도전'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도전 정신이 밑바탕이 돼야 창의와 자율의 문화가 싹틀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권영수 디스플레이 사장의 해법은 '배려'였다. 금전적 보상 등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편안한 근무환경을 조성해야 자발적으로 일하고 싶은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정일재 텔레콤 PM(퍼스널 모바일) 사업본부 사장은 "조직의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논의를 마무리하는 역할은 구본무 회장이 맡았다. 구 회장은 "소수의 리더가 가진 능력만으로는 변화를 주도할 수 없다"고 전제한 후 "변화무쌍한 고객의 생각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리더뿐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고객가치에 몰입해 자유롭게 상상해야 한다"다 역설했다.

LG 관계자는 "변화를 주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주체가 사람이며,사람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진정한 고객가치가 실현된다고 판단해 전략회의의 주제를 '미래를 주도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방법'으로 정했다"며 "이번 전략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창의와 자율'의 조직문화를 전 계열사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