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은 17일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단독 개발하고 있는 시라카바(중국명 춘샤오) 가스전에서 가스 생산을 강행할 경우 대응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경고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오카다 외상은 이날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중국의 양제츠 외교부장(장관)과 회담한 자리에서 "중국 측의 개발은 공동개발 합의에 위반되는 것이다. 일본으로서 할 수 있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시라카바 가스전은 양국간 영유권 분쟁 지역에 있다. 양국은 2008년 6월 협상에서 일본이 주장하는 양국 영토의 경계선에 있는 가스전 가운데 시라카바 가스전 개발에 일본 기업이 참여하는 데 합의했다. 당시 양국은 시라카바 가스전 개발을 출자비율 등 구체적인 방식 합의 때까지는 중단하기로 했지만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단독으로 굴착 작업에 들어가 일본 측이 반발해왔다. 일본 언론은 오카다 외상의 이날 발언이 일본도 주변 해역에서 단독 개발을 강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오카다 외상은 또 공동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조약 체결 협상을 조기에 개최하도록 관계 당국에 지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양 부장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두 사람 간 설전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 부장은 오카다 외상의 대응조치 발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고 조약체결 협상에 대해서도 "수면하에서 실무자급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국의 동중국해 분쟁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의 일왕 면담 등으로 개선되고 있는 양국 관계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