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혁명] 삼성·LG·소니, 월드컵보다 더 뜨거운 '3D'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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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경·동작인식 3D 거쳐 온도·냄새까지 느끼는 가장현실 완전구현이 목표
10~20년 장기전 벌어질 듯
10~20년 장기전 벌어질 듯
"미래의 TV 산업사는 올해를 '혁명의 해'로 기록할 것입니다. '아바타 열풍으로 촉발된 입체전쟁(steroscopy war)'이 2010년의 키워드입니다. "
LG전자 고위관계자는 올해를 TV 산업의 전환점이 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흑백TV,컬러TV,디지털TV에 이어 3D TV로 넘어가는 네 번째 혁명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2차원 영상을 입체로 보는 것은 변화의 시작에 불과하다. 셔터글라스 없이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무안경 3D',시청자가 3차원 영상 속의 주인공이 되는 '동작인식 3D',영상뿐 아니라 온도와 냄새 등을 느낄 수 있게 하는 '4D' 등도 그다지 먼 미래의 일이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전한 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3D TV의 궁극적인 모습"이라며 "이를 위해 지금까지 등장한 모든 전자 기술이 총동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TV메이커들의 3D 전쟁
"3D 분야에서도 경쟁사들의 추격의지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차별화된 경쟁력과 기술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올해부터 3D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어지러움 문제를 해결한 3D 기술을 소개하겠다. "(백우현 LG전자 사장), "3D TV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벽히 구축한 곳은 소니뿐이다. 새 제품을 사지 않아도 TV에서 3차원 영상을 볼 수 있게 하겠다.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제품 전시회 CES 2010은 글로벌 TV메이커들의 3D 제품 경연장이었다. 삼성전자,LG전자,소니 등은 올해 출시할 3차원 제품을 미리 선보이며 자사 제품의 경쟁력을 과시했다.
오는 3월께 등장할 3D TV는 셔터 글라스,편광 안경 등을 착용해야 하는 제품이 주종을 이룰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시장이 폭발하는 시점을 3차원 중계가 예정된 오는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으로 보고 있다. 눈 앞으로 축구공이 날아올 것같은 3차원 영상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앞다퉈 신제품을 구매할 것이라는 기대다.
삼성전자와 LG전자,소니 등은 올해 상반기 중 3차원 기능을 접목한 LED(발광다이오드) TV,LCD(액정표시장치) TV,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TV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콘텐츠 업체들과 손잡고 자사 제품에 보다 다양한 3차원 영상물을 제공한다는 게 TV 메이커들의 공통된 전략이다.
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에 밀린 소니도 3D 시장만큼은 내 줄 수 없다는 각오로 일찌감치 3D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디스플레이는 물론,촬영장비와 콘텐츠까지 자체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게 이 회사의 강점이다. 소니는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통해 3D 게임 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3D기술,'플러스 알파' 형태로 진화
업계에서는 TV 메이커들의 3D 전쟁이 10~20년 이상 소요되는 장기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궁극의 3D 제품이 나오는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플러스 알파' 싸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3D 기술과 콘텐츠를 가진 다양한 업체들이 TV 메이커들을 중심으로 헤쳐 모이는 합종연횡이 수시로 이뤄질 것"이라며 "드림웍스와 삼성전자가 3D 콘텐츠 공급과 관련된 제휴를 맺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막이 오르는 '1차 3D 전쟁'의 화두는 '화질'과 '안경'이다. 자사의 TV가 안정적으로 3차원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첫번째 관문이다. 생생한 입체감과,또렷한 화질을 갖춘 제품을 선보여야 올해 3D TV를 구매하는 '얼리 어답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살 수 있다는 설명이다.
3차원 화면을 볼 수 있도록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을 번갈아 가면서 가려주는 셔터 안경의 품질도 초기 3D TV 시장을 좌우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게가 가볍고 착용감도 편안해야 2~3시간을 쓰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CES 전시장에서 삼성전자 임직원들에게 "안경을 더 편안하게 만들라"고 지시한 것도 이런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무안경 3D'의 시대는 2~3년 정도 지나야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기술로도 안경 없이 3D 영상을 구현할 수 있지만 입체감이 떨어지고 관련 콘텐츠 제작비용도 비싸 시장성이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안경 없이 생생한 3차원 화면을 구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방 전체를 3차원 TV로 둘러싸는 것"이라며 "디스플레이의 가격을 더 낮추는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작인식 3D'도 2~3년 내에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스토리를 바꿀 수 있는 '양방향 3차원 콘텐츠'가 등장한다는 의미다. 이 기술은 게임 업계를 중심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