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친 노무현)당인 국민참여당이 17일 출범했다. 대표는 이재정 전 새천년민주당 의원이 맡았다. 최고위원에는 천호선 ·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김영배 전 의원,김충환 전 청와대 비서관,오옥만 제주도의원 등이 선출됐다. 국민참여당은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5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창당대회를 열고 6월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이재정 대표는 "국민참여당은 지난 10년 민주정부가 이뤄온 성과와 결실을 이어가기 위한 새로운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이병완 창당준비위원장은 "영남에선 한나라당,호남에선 민주당의 독점구도에 맞서는 유일한 정치세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참여당은 기존 정당,특히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강조했지만 여러모로 6년 전 열린우리당 창당과 닮은 꼴이다. 무엇보다 친노세력이 중심이다. '기존 민주세력과 연대할 수 있지만 새로운 가치를 지향하겠다'는 다짐도 열린우리당과 유사하다. 선거를 5개월 앞두고 출범했다는 점도 판박이다. 2004년 4월 17대 총선을 5개월 앞둔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이 창당됐다. 제1야당인 민주당 분열에서 출발,상호 비방전을 벌이고 있는 것도 그때와 똑같다.

민주당은 "창당의 명분을 찾을 수 없다"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따르는 게 아니라 오히려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정 대표는 민주당이나 진보정당 사이에서 정책적 차별성이 있냐는 질문에 "당원의 70%가 정치,정당에 처음 참여하는 분들이라 자발적으로 참여,토론한다는 점에서 다른 정당과 출발 자체가 다르다"며 "당내 · 외 소통의 과제 역시 개방형,지방분권형 정당으로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당내 소통 문제가 시끄러운 현 민주당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대해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국민참여당은 '유시민 사당'"이라고 비난했다.

벌써부터 민주당과의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국민참여당은 '도로 열린우리당'"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참여정부서 총리를 지낸 이해찬 한명숙 전 의원은 일단 국민참여당에 불참했다.

민지혜/임현우 기자 spop@hankyung.com

◆국민참여당 주요 인사=이재정 전 새천년민주당 의원,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김영대 전 열린우리당 의원,오옥만 전 열린우리당 전국여성위 부위원장,김충환 전 청와대 정책행정관,이병완 전 청와대 홍보수석,강혜숙 전 민주당 의원,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권기홍 전 노동부장관,박기영 전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