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레노도 내가 디자인한 수제차 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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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오토쇼 '올해의 디자인상' 서주호 GM 디자이너
"꿈을 꿔 왔고,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고 있는 '2010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올해의 디자인상을 수상한 GM 산하 GMC의 '그래나이트(Granite) 컨셉트카'를 디자인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한 서주호 디자이너(39)는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열심히 노력해 길이 남을 슈퍼카를 디자인하는 게 꿈"이라는 희망도 밝혔다.
GMC 그래나이트가 수상한 올해의 디자인상의 정확한 이름은 '아이즈 온 디자인 어워드(Eyes On Design Award)'.자동차업계의 디자인 담당 최고 임원 및 학계 전문가들이 심사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그래나이트의 외관 디자인을 주도한 서씨는 "그래나이트에 '도시형 기능형 차량(urban utility veichle · UUV)'이란 새 개념을 도입했다"며 "외관은 작지만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등 도시에서 실속 있는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차가 양산되면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만큼이나 UUV란 용어도 많이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씨는 선화예고를 졸업한 뒤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산업디자인 학사(1995년)와 석사학위(1997년)를 받았다. 처음부터 카디자이너가 꿈은 아니었다. 실제 개인 스튜디오를 내고 TV 냉장고 컴퓨터 등 제품 디자이너로서도 상당한 두각을 나타냈다. 그가 카 디자이너로 방향을 정한 것은 1999년.우연히 자동차 디자인을 습작해 봤고 호평을 받아 GM에 지망하게 됐다. 그는 "지금도 로봇 갖고 놀기를 좋아할 정도로 모든 물건의 생김새에 관심이 많다"며 "자동차 디자인은 그 정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씨는 GM 입사 후 5년간은 인테리어(내부) 디자이너로 일하며 '캐딜락 CTS' 등의 디자인에 참여했다. 이후 2005년 캘리포니아 스튜디오로 옮기면서 전공도 익스테리어로 바꿨다.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익스테리어를 꿈꾸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그의 재능은 단번에 발견됐다. 유명 토크쇼 진행자이자 자동차광으로 알려진 제이 레노가 GM에 수제차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고,서씨의 작품이 채택됐다. "당시 15명의 디자이너가 각각 2~3점의 작품을 제출했는데 레노가 제 것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 그의 디자인은 300만달러를 들여 '이코렛'이란 수제차로 탄생했다.
현대자동차 디자인과 관련,그는 "제네시스가 처음 나왔을 때 디자인이 아주 훌륭해 깜짝 놀랐다"면서 "신형 쏘나타도 도전적이어서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도전과 변화를 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GM에서는 서씨 외에 박소연(캐딜락 'XTS 플래티넘' 컨셉트카 내부 디자인),김세훈 ('XTS 플래티넘' 외부 디자인),안제성 (차세대 소형차 컨셉트카 '아베오 RS'),김영선씨(전기차 '볼트') 등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디트로이트=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