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포함된 연기금이 1700억원 가까운 주식을 순매수했다.

18일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67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2008년 12월29일 1700억원 넘게 사들인 이후 1년여 만의 최대 규모다.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부터 나흘 연속 순매도한 연기금은 8일부터 '사자' 우위에 선 모습이다.

연기금은 삼성전자를 288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두산중공업(122억원) 포스코(103억원) LG디스플레이(85억원) KT(82억원) 등을 사들였다. 이날 주가가 강세를 보인 종목들 뒤엔 연기금의 '러브콜'이 있었던 셈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말 국민연금이 자금을 대신 굴려줄 위탁 운용사를 선정한 후 투자를 미뤄오다 이날 자금 집행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국민연금은 코스피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낼 액티브형 운용사로 삼성투신운용과 신영자산운용 인피니티투자자문 내외에셋투자자문 등 4개사를 선정했으며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운용할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알리안츠자산운용 등 2개사를 뽑았었다.

국민연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오후 들어 액티브형 4개 운용사에 300억원씩 1200억원을 맡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운용사들은 자금 집행 후 지수 수익률을 따라가기 위해 대부분 바로 주식을 사들이는 게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기금 순매수 규모 중 1200억원 정도는 국민연금의 위탁운용분이고 나머지 500억원가량은 국민연금이 직접 주식을 샀거나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 등과 같은 다른 연기금이 매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 대형 증권사 투자전략부장은 "연기금들이 자금 집행을 앞두고 유망 종목이나 포트폴리오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며 "어떤 시점에 어떤 전략을 가져갈지를 고민하다 이날 액티브형에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