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형사팀인 트리플A가 완성됐다. " 최근 법무법인 조은과 합병을 선언한 이훈규(56 · 사법연수원 10기) 법무법인 원 대표는 통합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와 심재륜 원 고문,새로 합류하는 유재만 조은 대표가 모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출신인 것을 '트리플A'에 비유한 것.서로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지분 문제 등에 대한 갈등없이 합병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한다. 이번 합병으로 원은 국내외 변호사 80여명을 보유한 중견 로펌으로 발돋움했다.

이 대표는 통합을 계기로 기업 관련 자문서비스에 주력했던 송무와 형사팀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조직은 머리와 허리,다리가 다 있어야 하는데 원은 그렇지 못했다"며 "통합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 기업들에 제공하지 못했던 형사사건 원스톱 서비스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전문화가 극대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변호사들이 각종 자격증을 땄다고 나열해봐야 필요없다는 것.최근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자격증 소지자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채용난이 심화되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이다. 이 대표는 "회계사 자격을 소지한 변호사가 로펌에 와서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거의 없다"며 "전문화된 변호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검찰 출신이 로펌에 가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전관이라는 장점보다 검찰 생리에 밝기 때문에 어떤 부분을 방어해야 할지 더 잘 아는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대검 중수1과장으로 재직시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 비리사건의 주임검사를 맡았다. 1999년 법무장관의 퇴진으로 이어진 조폐공사 파업유도사건이 발생했을 때 처음으로 생긴 특별수사본부를 이끌며 현 이귀남 법무장관과 함께 수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작년 검찰을 떠난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과 막역한 사이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검찰 선배로서 후배 검사들에게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세상에서 제일 변화가 늦은 게 검찰이다. 더 개방적이고 진취적으로 변해야 한다"며 혁신을 강조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