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형펀드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반면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한 펀드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투자협회와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는 지난주(1월8~13일) 167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1월 들어 유출폭은 축소됐지만 펀드 수급은 단시일내에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렇게 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지고 있지만, 실질 고객예탁금은 증가하고 있다. 실질고객예탁금이 증가한다는 것은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대기 자금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질고객예탁금 증가는 시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 실질고객예탁금은 고객예탁금에서 고객예탁금과 개인미수금을 더한 값에서 신용융자과 미수금증분을 뺀 결과다. 개인이 국내 증시에 거는 기대는 낙관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동시에 국내 주식형펀드(ETF 제외)는 낙관적 기대감에 기댄 신규 투자 보다는 자금 회수에 더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 실질예탁금이 증가하면서 주식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펀드보다는 직접 투자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주식형펀드(ETF제외)의 환매대기 자금이 남아있고 △시장 상승에 따라 이익 실현 욕구도 높아져 있으며 △고금리 예금상품의 유혹도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 대한 상승 가능성으로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는 지연될 수는 있겠지만 순유입 전환은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다.

반면 외국인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주 전체 역외설정 해외펀드로 19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신흥시장 투자펀드(GEM)로 2주 연속 강한 자금 유입이 이루어졌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투자 펀드군에서도 전반적으로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

순수 한국 투자펀드의 자금 유입 규모도 1월 이후 증가하고 있다.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과 모건스탠리캐피탈지수(MSCI) 편입 가능성 때문이다. MSCI 신흥시장 지수대비 투자 비중이 축소되어 있다는 점도 외국인에게는 매력적이라는 해석이다.

김 펀드애널리스트는 "한국기업들의 EPS 예상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어 외국인의 우리시장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기업들은 금융위기 동안 비용의 최적화, 매출 회복 등 이익레버리지를 높이는 요인들이 갖추었다는 평가다. 또 세계적으로 정보기술(IT) 및 자동차관련 기업들은 치킨게임에서 승리한 셈이라는 것. 내수 종목들도 내부 비용이 최적화 된 상태에서 예년보다 외형을 확대하면서 이익 예상치는 상승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