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올해를 '대도약과 전진의 해'로 정하고 공격 경영에 나선다. 김승연 회장 주재로 18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각 계열사들은 '글로벌 사업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초점을 맞춘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석유화학 건설 금융 등 기존 사업부문의 해외 매출을 늘리고 신 · 재생에너지 등 신성장사업을 조기에 정착시켜 성장 엔진을 확충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해외사업 투자 확대

올해 한화 계열사의 공통적인 경영 목표는 해외 진출 확대다. 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필요하다면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며 글로벌 영토 확장의 선봉에 설 것"이라며 해외사업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한화는 산업용 화약류 플랜트 수출을 늘리는 동시에 우주 항공 정밀제어 분야에서 해외 인수 · 합병(M&A)을 추진키로 했다. 현재 복수의 인수 후보를 선정하고 실사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4월 국내 보험사 최초로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대한생명은 올 상반기 상장을 마무리하고 중앙아시아 지역 진출을 검토할 계획이다.

한화L&C는 미국 캐나다 체코 중국 등에 있는 해외 자동차부품 공장의 생산설비 증설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부품 메이커로의 도약을 꾀할 방침이다.

작년 11월 월드건설로부터 사이판리조트를 인수한 한화호텔&리조트는 동남아 지역을 거점으로 해외 리조트 추가 인수에 나설 예정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세계적인 패션 명품 개발을 위해 이탈리아에 수공(핸드메이드) 장인들로 구성한 명장 생산기지 개발을 검토 중이다.

◆잠재성장력 확충 주력

지난해에 이어 신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린다. 주력 계열사인 한화석유화학은 이달부터 울산 2공장에서 태양전지 상업생산(연간 30㎿)에 나서는 등 태양광 사업을 본격화한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LFP) 개발과 탄소나노튜브 등 태양광 이외의 신성장사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바이오 시밀러(바이오 복제약) 분야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한화L&C는 태양전지 모듈 보호 소재인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시트 개발에 나선다. 최근 주요 선진국이 태양광 산업 육성책을 발표하면서 EVA시트가 미래 주요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 무역 부문은 해외 신 · 재생에너지 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정했다. 이 회사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에탄올 사업을 위해 동남아 지역에서 원료인 팜유 생산 농장 인수를 추진 중이다.

금춘수 한화경영기획실 사장은 "2009년이 내실을 다진 해였다면 2010년은 이를 기반으로 신규 사업과 해외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공격 경영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