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ADVERTISEMENT

    [2010 문화 오디세이] 사물놀이가 기가 막혀…디지털과 얼쑤~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6) 홀로그램 무대 선보이는 김덕수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씨(58)는 요즘 '죽은 나무'에 '꽃'을 피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단순히 옛 것으로 여겨져온 국악을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문화상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는 것.그는 오는 27~31일 서울 광화문 아트홀에서 공연하는 '디지로그 사물놀이-죽은나무 꽃 피우기'에서 전통의 아날로그적 감성과 3차원(3D)의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뒤섞이는 신명의 한 판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무대에서 김덕수씨는 장구,북,징,꽹가리를 모두 연주한다. 번갈아 치는 것이 아니라 4명의 김덕수씨가 함께 사물놀이를 펼친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그의 연주 모습을 미리 촬영하고 이를 3D 안경이 필요 없는 홀로그램 기술로 조작해 만든 그의 분신들을 공연 무대로 불러들인 것.여기에 무용가 국수호씨와 명창 안숙선씨도 '가상'으로 참여한다. 또한 무대에 설치된 각종 센서가 김덕수씨의 연주,관람객의 반응 등을 감지해 무대 위의 가상현실에 변화를 준다.

    김씨는 "우리 전통 연희를 공부하면서 언제나 '지금,여기'의 모든 이들이 국악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 연장선에서 이 시대의 최대 화두인 3D를 자연스럽게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뒤섞이고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압도하는 이 시대에 인간 특유의 '감성'이 사라지고 있다"며 "디지털이 할 수 없는 아날로그적 특성을 강조해 두 세계를 신명나게 어울리게 하는 것이 이번 공연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의 맛보기 공연은 지난해 9월 10분 내외로 짧게 선보인 적이 있고 이번에는 80분 남짓한 한 편의 연희극으로 발전시켰다. 피폐해진 지구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고 메말라가는 인간의 감성을 일깨우는 매개체로 사물놀이가 등장한다. 극본은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썼고 홀로그램 기술은 국내업체인 '디스트릭트'가 맡았다.

    김씨는 지난해 초부터 이 작업에 매진하고 있지만 아직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다. 그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어려운 것이 소통인데 이 작품에서도 디지털 기술과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특히 실제 사람들과 연주하면 상황에 따라 느리게 또는 빠르게 장단을 손쉽게 맞출 수 있지만 디지털 연주자와는 호흡을 맞추는 것이 어려워 이번 공연은 앙상블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공연은 새로운 예술적 성취만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국내 디지털 기술의 '최전선'을 확인하는 작품이면서 한국문화산업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공연이다. 김씨는 "공연 결과에 따라 홀로그램 기술 수출 등 관련 분야의 매출이 늘어날 수 있고 이런 형태의 공연이 자리를 잡으면 음원만 팔던 시대를 넘어 홀로그램 영상을 파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5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2회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무대에도 오르는 이 공연에 대해 그는 "이번에는 80점,5월에는 90점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도 공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클래식 음악계 올해의 간판스타는? ‘상주음악가’를 주목하라

      베를린 필하모닉의 자닌 얀선부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조성진까지. 빈, 베를린, 런던, 뉴욕 등 클래식의 중심지부터 국내 주요 공연장들이 전면에 내세운 ‘상주음악가’들의 면면을 보면 올해 클래식계의 흐름을 알 수 있다.상주음악가Artist-in-Residence는 정해진 기간 내 독주, 협연, 실내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오케스트라나 공연장의 ‘간판’ 역할을 하는 대표 음악가다. 조성진이 베를린 필의 2024/2025 시즌 상주음악가로 선정되며 우리에게 더욱 친숙해진 개념이다. 상주음악가는 해당 기간에 일종의 ‘음악 홍보 대사’가 된다. 연주자는 오케스트라나 공연장의 전폭적 지원으로 평소 구상해온 기획을 펼치거나 과감한 음악적 시도를 하기도 하고, 공연장은 안정적인 티켓 판매를 확보할 수 있어 ‘윈-윈 전략’으로 통한다.베를린 필의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카네기홀의 ‘퍼스펙티브Perspectives’,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의 ‘아티스트 포트레이트Artist Portrait’ 등 기관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개념은 같다. 국내에서는 2013년 금호아트홀이 최초로 도입했으며, 선정된 아티스트는 단순한 연주자를 넘어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기획자로도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얻는다. 런던 심포니-조성진올 상반기, 런던의 대표 복합 문화 공간 바비칸 센터의 상주단체인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얼굴은 세계적 피아니스트 조성진이다. LSO는 조성진을 2025/2026 ‘아티스트 포트레이트’로 선정하고 리사이틀부터 협연, 현대음악 초연까지 전권을 맡겼다.조성진은 오는 2월 12일 바비칸 센터에서 마에스트로 자난드레아 노세다가 이끄는 LS

    2. 2

      서울 변두리에서 마주한 인상파의 걸작들

      지금 서울 중계동 노원문화재단의 ‘인상파, 찬란한 순간들’ 전시에는 클로드 모네, 빈센트 반 고흐 등 인상파 거장들의 작품이 나와 있다. 서울 동북부 외곽에 있는 작은 전시장이지만, 작품 목록만큼은 지금 서울 시내 주요 박물관에서 열리는 블록버스터 특별전들보다 밀도가 높다. 다른 전시에 없는 모네의 대표 연작 ‘수련’이 나와 있는 점만 봐도 그렇다. 덕분에 노원문화재단은 창립 이래 최고 흥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개막 이후 한달간 관람객 수는 2만명, 전시 얼리버드 티켓 판매량은 4만2000명에 달한다.지난달 19일 개막한 이 전시는 이스라엘에 위치한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의 인상파 소장품을 보여주는 자리다. 2020년 예술의전당에서도 같은 박물관의 소장품을 보여주는 비슷한 전시가 대규모로 열렸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당시에는 많은 국내 관객을 만나지 못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규모를 줄여 인상주의 거장 11인의 대표 원화 21점을 선보인다. 오귀스트 르누아르와 폴 세잔 등 국내에 잘 알려진 거장 뿐 아니라 폴 시냑, 알프레드 시슬레, 카미유 피사로 등 중요한 화가들의 수작도 고루 나와 있다. 이 전시는 올해 하반기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으로 순회할 예정이다.근래 들어 서울 동북부 지역에서는 문화예술시설 개관과 대형 행사 개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7월 노원문화재단은 가치가 2000억원에 육박하는 잭슨 폴록의 작품이 포함된 ‘뉴욕의 거장들’ 특별전을 열어 6만3500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5월에는 창동에서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이 10년간의 준비를 마치고 개관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오랜 세월 서울 동북부

    3. 3

      파도처럼 번지는 박동, 누군가의 끝에서 시작되는 삶

      파도는 살아있다. 밀려왔다가 부서지고, 다시 일어섰다가 물러나길 반복하는 생명력을 품었다. 들숨과 날숨도 그렇다. 의식하지 않아도 계속되는 이 리듬 속에 우리의 숨결이 이어지고 있다.올해로 다섯번째 시즌(오연·五演)을 맞은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우리가 잊고 지내던 생(生)의 박동을 무대 위로 끌어올리는 작품이다. 2014년 프랑스 작가 마일리스 드 케랑갈이 쓴 동명 소설을 프로젝트그룹 일다가 무대화했다. 2019년 국내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2022년 삼연부터 손상규, 김신록, 김지현, 윤나무 등 믿고 보는 네 명의 배우가 고정 멤버로 출연하며 1인극을 이끌고 있다.작품은 뇌사 상태에 빠진 19세 청년 '시몽'의 심장이 51세 여성 '끌레르'의 몸에 이식되는 24시간을 촘촘히 따라간다. 사고 직전까지 거친 파도를 가르며 서핑을 즐기던 시몽은 교통사고를 당한 뒤 돌이킬 수 없는 뇌손상을 입는다. 그의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지만 의학적으로는 사망 상태다.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마주한 부모는 어렵게 장기이식에 동의한다. 푸르른 바다를 담던 아들의 두 눈만은 제발 남겨달라는 부탁과 함께.소설을 옮겨온 작품답게 인물의 감정 묘사가 미세혈관처럼 세밀하다. 시몽의 엄마가 남편에게 아들의 사고 소식을 처음으로 전할 때의 처참한 감정처럼 일상에서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을 현실감 있게 전달한다. 시몽의 심장을 이식 받은 끌레르의 대사도 평상시 생각해보지 못한 수혜자의 입장에 설 수 있게 한다. "저에게는 선택권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심장을 받아 고맙다는 말도 할 수 없습니다."작품에는 무려 16명의 인물이 등장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