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급성 중증 디스크 파열 '경막외 내시경 시술'로 치료 가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세안통증클리닉, 연구 결과
그동안 수술 외에는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급성 중증 디스크 파열도 경막외 내시경 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 박은정 · 김나현 원장팀이 지난해 추계 대한통증학회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중증 디스크 파열환자 10명을 대상으로 경막외 내시경 신경성형술을 시행한 결과 10명 모두 허리디스크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크(척추추간판)는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서 몸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물이며 바깥층은 비교적 탄탄한 섬유륜으로,안쪽은 부드러운 수핵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디스크 파열은 추간판의 수핵조직이 섬유륜을 뚫고 나온 것으로 그 정도에 따라 디스크의 증상이나 치료법이 달라진다.
이 병원 의료진은 지름 1㎜의 초소형 내시경을 꼬리뼈로 집어넣어 척추신경을 싸고 있는 경막의 바깥 공간을 통해 디스크가 탈출해 신경을 압박하는 부위까지 접근,육안으로 해당 부위를 확인하고 소염제 국소마취제 유착방지제 등의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을 썼다. 최 원장은 "디스크가 파열 · 탈출한 부위는 척추신경을 압박하면서 주위에 염증 및 부종이 발생한다"며 "이곳에 약물을 주입해 염증과 부종 및 유착부위를 제거함으로써 탈출한 디스크를 제거하지 않고도 자연치유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술은 또 기존 척추수술 후 발생하는 난치성 통증 증후군의 개선에도 상당한 효과를 나타낸다. 대부분의 난치성 통증이 수술 후 수술부위의 조직과 신경이 달라붙는 유착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내시경을 이용해 유착 부위를 제거하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막외 내시경 시술은 기존의 수술 또는 내시경 시술과 달리 등을 째고 들어가 상처를 남기는 단점이 없다. 시술 전 국소마취를 하기 때문에 전신마취로 인한 부작용을 피하고,단기간에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시술 자체가 간단해 15~30분 내 시술을 마칠 수 있다. 고령자나 당뇨병 심장질환 골다공증 등의 만성질환으로 수술이 힘든 환자도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최 원장은 "허리디스크 환자의 10% 정도에서 수술 치료가 필요하고 나머지는 적절한 운동 · 물리치료와 통증완화치료를 통해 대부분 자연치유할 수 있다"며 "다만 하지의 근력 저하와 마비가 생기거나,자발적인 배변 · 배뇨의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