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판매사 이동제 시행…내 펀드도 갈아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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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에 문외한인 이모씨(35)는 펀드판매사를 이동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에 마음이 급해졌다. 보험설계사를 통해 가입한 펀드에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펀드 판매사 간 서비스 차별화와 투자자의 판매사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자가 환매수수료 부담없이 판매회사를 바꿀 수 있는 펀드판매사 이동제가 오는 25일부터 시행된다.
이 씨는 2008년 한 생명보험사의 보험설계사를 통해 펀드를 가입했다. 결혼 후에 여유자금을 굴릴 목적으로 국내주식형펀드과 중국주식형펀드에 가입했다. 하지만 잠시의 수익을 올리는듯 싶더니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로 펀드수익률을 곤두박질을 쳤다.
돈이 당장 급하지는 않았지만 꼭지를 잡고 들이부은 돈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했다. 보험설계사에게 전화를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무책임했다. "그러게요. 저도 그렇게 빠질 줄은 몰랐어요. 돈 급하시지 않으면 좀 두세요. 저도 보험이 낫지 펀드 팔아봤자 남는거 없어요."
기분은 상했지만 펀드에 대해 딱히 물어볼 창구가 없었다. 무턱대고 아무 은행이나 증권사에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 씨는 다음주에 적절한 증권회사를 골라 펀드를 갈아탈 예정이다. 올해 아기 출산을 앞두고 있어 돈이 필요해졌다. 환매시기를 상담하기에는 증권사가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 씨는 오는 25일 펀드를 보험사에서 증권사로 온전히 갈아탈 수 있을까? 이 씨는 두개의 펀드 중 국내주식형펀드만을 증권사로 옮길 수 있거나, 아예 옮기지 못할 수 있다.
◆25일 펀드판매사 이동제 시행…판매사 갈아탈 수 있는 펀드 얼마 없어
오는 25일부터 이동이 가능한 펀드는 공모펀드에 한정된다. 공모펀드 가운데 판매사가 유일해 이동할 수 없는 단독 판매사 펀드는 이동할 수 없다. 역외펀드, MMF(머니마켓펀드), 엄브렐러 펀드,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 장기비과세펀드 등도 이동대상에서 제외된다.
해외주식형펀드와 세금우대펀드,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판매 보수가 매년 일정비율만큼 낮아지는 스텝다운방식(CDSC, 이연판매보수)의 펀드 등은 관련 제도를 정비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 씨가 가입한 펀드 중 중국주식형펀드는 이번에 이동할 수 없다. 국내주식형펀드라도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특정 클래스(분류)라면 판매회사를 이동할 수 없다. 그래도 2단계로 시행되는 상반기 중에는 가능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공모펀드는 2226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전체 5746개 공모펀드 가운데 38.7%에 해당한다. 설정액 기준으로는 전체 공모펀드 설정액 214조2000억원 가운데 54.2%인 116조2000억원의 펀드가 판매사 이동제의 적용을 받는다.
전체 88개 펀드 판매사 가운데 이동가능 펀드가 없는 16개사를 제외한 72개사가 이동제에 참여한다. 은행 18개사, 증권 36개사, 보험 6개사 등 총 61개사는 25일부터 참여한다. 나머지 11개사는 상반기 중에 참여할 예정이다.
안정균 SK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이동이 가능한 펀드는 한정적이고, 그나마도 A증권사에서 B증권사 정도로만 이동할 것"이라며 "증권사의 출혈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이나 보험사 등에서 판매된 펀드는 특정 클래스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증권사에서 가입한 펀드들만이 이동제 대상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펀드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친다는 전망이다.
◆기존 판매사서 '계좌정보확인서' 발급받아야
그렇다면 펀드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걸쳐야할까? 우선 펀드 투자자는 자신이 가입한 기존 판매사를 방문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계좌정보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투자자는 원래 판매사에서 계좌정보확인서를 발급받아 5영업일 내에 자신이 이동하고자 하는 펀드판매사를 방문해 계좌개설 변경신청을 하면 된다. 계좌개설 변경신청 이튿날부터 펀드에 추가 적립을 하거나 환매 신청도 가능하다.
이를 간단히 정리하면 ① 투자자가 변경전 판매회사에 '계좌확인서' 발급요청 ➜ ② '계좌확인서' 발급(변경전 판매회사) ➜ ③ 투자자가 펀드 판매회사 변경신청 및 펀드를 변경 받을 계좌를 변경하고자 하는 판매회사에 개설 ➜ ④ 중계시스템을 통한 펀드 판매회사 변경(예탁원) 등의 순이다.
다만 투자자들은 지나친 판매사 이동은 할 수 없다. 한번 판매사를 이동하면 3개월 내에는 판매사를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과기간을 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는 펀드 투자자들의 판매사 이동을 돕기 위해 투자자가 가입한 펀드가 이동제 대상이 되는지 여부, 펀드별 판매회사 현황, 판매사별 판매수수료율 등의 내용을 담은 펀드공시시스템을 개편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
펀드 판매사 간 서비스 차별화와 투자자의 판매사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자가 환매수수료 부담없이 판매회사를 바꿀 수 있는 펀드판매사 이동제가 오는 25일부터 시행된다.
이 씨는 2008년 한 생명보험사의 보험설계사를 통해 펀드를 가입했다. 결혼 후에 여유자금을 굴릴 목적으로 국내주식형펀드과 중국주식형펀드에 가입했다. 하지만 잠시의 수익을 올리는듯 싶더니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로 펀드수익률을 곤두박질을 쳤다.
돈이 당장 급하지는 않았지만 꼭지를 잡고 들이부은 돈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했다. 보험설계사에게 전화를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무책임했다. "그러게요. 저도 그렇게 빠질 줄은 몰랐어요. 돈 급하시지 않으면 좀 두세요. 저도 보험이 낫지 펀드 팔아봤자 남는거 없어요."
기분은 상했지만 펀드에 대해 딱히 물어볼 창구가 없었다. 무턱대고 아무 은행이나 증권사에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 씨는 다음주에 적절한 증권회사를 골라 펀드를 갈아탈 예정이다. 올해 아기 출산을 앞두고 있어 돈이 필요해졌다. 환매시기를 상담하기에는 증권사가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 씨는 오는 25일 펀드를 보험사에서 증권사로 온전히 갈아탈 수 있을까? 이 씨는 두개의 펀드 중 국내주식형펀드만을 증권사로 옮길 수 있거나, 아예 옮기지 못할 수 있다.
◆25일 펀드판매사 이동제 시행…판매사 갈아탈 수 있는 펀드 얼마 없어
오는 25일부터 이동이 가능한 펀드는 공모펀드에 한정된다. 공모펀드 가운데 판매사가 유일해 이동할 수 없는 단독 판매사 펀드는 이동할 수 없다. 역외펀드, MMF(머니마켓펀드), 엄브렐러 펀드,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 장기비과세펀드 등도 이동대상에서 제외된다.
해외주식형펀드와 세금우대펀드,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판매 보수가 매년 일정비율만큼 낮아지는 스텝다운방식(CDSC, 이연판매보수)의 펀드 등은 관련 제도를 정비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 씨가 가입한 펀드 중 중국주식형펀드는 이번에 이동할 수 없다. 국내주식형펀드라도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특정 클래스(분류)라면 판매회사를 이동할 수 없다. 그래도 2단계로 시행되는 상반기 중에는 가능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공모펀드는 2226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전체 5746개 공모펀드 가운데 38.7%에 해당한다. 설정액 기준으로는 전체 공모펀드 설정액 214조2000억원 가운데 54.2%인 116조2000억원의 펀드가 판매사 이동제의 적용을 받는다.
전체 88개 펀드 판매사 가운데 이동가능 펀드가 없는 16개사를 제외한 72개사가 이동제에 참여한다. 은행 18개사, 증권 36개사, 보험 6개사 등 총 61개사는 25일부터 참여한다. 나머지 11개사는 상반기 중에 참여할 예정이다.
안정균 SK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이동이 가능한 펀드는 한정적이고, 그나마도 A증권사에서 B증권사 정도로만 이동할 것"이라며 "증권사의 출혈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이나 보험사 등에서 판매된 펀드는 특정 클래스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증권사에서 가입한 펀드들만이 이동제 대상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펀드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친다는 전망이다.
◆기존 판매사서 '계좌정보확인서' 발급받아야
그렇다면 펀드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걸쳐야할까? 우선 펀드 투자자는 자신이 가입한 기존 판매사를 방문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계좌정보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투자자는 원래 판매사에서 계좌정보확인서를 발급받아 5영업일 내에 자신이 이동하고자 하는 펀드판매사를 방문해 계좌개설 변경신청을 하면 된다. 계좌개설 변경신청 이튿날부터 펀드에 추가 적립을 하거나 환매 신청도 가능하다.
이를 간단히 정리하면 ① 투자자가 변경전 판매회사에 '계좌확인서' 발급요청 ➜ ② '계좌확인서' 발급(변경전 판매회사) ➜ ③ 투자자가 펀드 판매회사 변경신청 및 펀드를 변경 받을 계좌를 변경하고자 하는 판매회사에 개설 ➜ ④ 중계시스템을 통한 펀드 판매회사 변경(예탁원) 등의 순이다.
다만 투자자들은 지나친 판매사 이동은 할 수 없다. 한번 판매사를 이동하면 3개월 내에는 판매사를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과기간을 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는 펀드 투자자들의 판매사 이동을 돕기 위해 투자자가 가입한 펀드가 이동제 대상이 되는지 여부, 펀드별 판매회사 현황, 판매사별 판매수수료율 등의 내용을 담은 펀드공시시스템을 개편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