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대표적 대형 교회로 손꼽히는 서초동 사랑의교회가 교회 안팎의 주목과 비판에 직면한 2100억원 규모의 교회 이전 신축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대신 향후 3년간 건축헌금의 십일조(10%)에 상당하는 금액(120억원가량)을 사랑 실천과 섬김을 위해 사용하고 아이티 지진참사 구호성금으로 100만달러(약 12억원)를 모금해 지원하는 등 섬김과 사랑실천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교회 오정현 담임목사(사진)는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사랑의교회는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의 현재 예배당이 너무 좁다며 서초동 대법원 건너편에 새 성전을 짓기로 하고 지난 10일 교회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공동의회에서 95% 이상의 압도적 지지로 건축계획을 확정했다.

사랑의교회는 재적 교인 8만명,주일예배 출석교인 4만5000명 규모로,새 성전은 서초동 대법원 건너편 7533㎡에 12~13층 높이로 건축된다. 땅값 1174억원과 건축비 900억원 등 2100억원 규모의 새 성전 신축계획이 알려지자 개신교계에서는 교회 대형화와 신자들의 수평 이동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오 목사는 "신자 수가 3만명일 때에도 교회는 건축물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많은 불편을 참고 살았지만 신자 수가 500명일 때 지은 현재의 교회 건물로는 5년,10년 후를 기약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신축의 불가피함을 토로했다.

교회에 와서 앉을 자리도 없는 형편이라 새 신자를 받기도 어렵고,주일학교의 경우 2000~3000명씩 한꺼번에 예배를 드려야 할 만큼 공간 부족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예배당을 증축하기에는 인근 땅값이 너무 비싸고,교회를 여러 개로 분리할 경우 다른 지역의 교회에 피해를 줄 수 있어 여의치 않다는 설명.오 목사는 "지난 2년여 동안 교회 내에서 수없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토론한 끝에 교회를 신축키로 했다"며 "대형 교회 · 부자 교회가 큰 건물을 짓는 것으로만 외부에 보여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설계가 끝나는 대로 오는 3월쯤 기공식을 하고 2012년 가을쯤 새 성전에 입당할 계획"이라며 "새 예배당 입주 후 현재의 교회는 리모델링을 거쳐 청소년과 기독교 NGO를 위한 공간,지역사회를 위한 나눔의 장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