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1단계 합격점수 분석 결과 당초 인문계열에서 합격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경영대학의 합격 최저점이 다른 학과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쉬운 수능으로 인해 서울대 지원자들이 대거 하향안전 지원한 탓으로 풀이된다. 서울대를 제외한 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대학의 경우 경영학과의 합격 최저점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역전 현상 발생

19일 청솔학원이 서울대 정시모집 1단계 합격자들의 점수를 분석한 데 따르면 인문계열의 경우 합격선이 비교적 낮을 것으로 예상됐던 소비자아동학부의 합격 최저점이 613.41점(수능 표준점수 900점 환산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자유전공학부(612.76),인류지리학과군(612.54),농경제사회학부(612.08) 등 낮을 것으로 예상됐던 하위권 학과의 합격선이 비교적 높았다. 그러나 합격 점수가 가장 높을 것으로 점쳐졌던 경영대학이 609.44점으로 인문계열 전체 9위에 머무른 가운데 사회과학계열이 603.42점으로 최저 합격 점수를 기록했다.

서울대는 자연계열에서도 의예과 다음으로 합격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생명과학부가 553.02점(수능 표준점수 850점 환산 기준)으로 가장 낮은 합격선을 형성했다. 청솔학원 오종운 평가소장은 "경영대학 및 사회과학계열의 합격선이 가장 낮게 형성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그러나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때는 수능 성적 20%와 함께 학생부,논술 성적 등이 합산되므로 역전 현상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연 · 고대는 경영학과가 가장 높아

수능만으로 모집인원의 70%를 선발하는 수능우선선발의 경우 연세대와 고려대 등 주요 대학 인문계열에서 경영대학이 가장 높은 합격선을 형성했다. 지난해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도입으로 각 대학이 법대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음에 따라 인문계열에서는 경영대학이 최상위학과 자리를 굳혔다는 분석이다.

연세대 경영학과의 우선선발 최저 합격점은 344.35점(수능 표준점수 500점 환산)으로 인문계열 전체 모집단위 중 가장 높았다. 또 경제학부(342.05점)가 전체 2위를 차지해 상경계열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고려대도 경영대학이 491.34점으로 인문계열 전체 모집단위 중 합격선이 가장 높았다.

고려대도 연세대와 마찬가지로 경제학과가 속한 정경대학(489.09점)이 2위를 기록해 상경계열 강세 흐름을 이었다. 이 밖에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476.6점 · 수능 표준점수 700점 환산 기준),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678.7점 · 수능 700점 만점 표준점수 환산 기준) 등도 해당 대학 인문계열에서 합격선이 가장 높았다.

주요 대학 자연계열의 경우 의예과의 합격선이 가장 높았다. 의예과의 경우 서울대(584.07점),연세대(348.1점),고려대(492점),성균관대(484.1점),한양대(689.1점) 등이 해당 대학 자연계열 합격선 1위에 올랐다. 오 평가소장은 "지난해 수능에서 수리 영역이 쉽게 출제돼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상위권대 진입에 실패한 고득점 수험생들의 재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