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1년간 줄기세포 연구개발에 투자되는 금액은 350억~400억원 수준으로 일본의 민간 줄기세포 연구소인 야마나카연구소가 1년 동안 쓰는 비용보다도 적다. 다른 연구처럼 줄기세포 관련 연구와 산업도 인력,시설,개발비 등이 결국 성패를 가르게 마련인 만큼 지원을 확대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정형민 차의과대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연구부장)

"국내 줄기세포 관련 기술의 국제경쟁력은 특허 수로는 세계 13위,논문 수로는 14위 정도다. 지원이 미흡한 것에 비하면 성과가 나쁘지는 않지만 지원이 부족한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미국 일본 유럽 등 줄기세포 선진국과의 격차는 점차 더 커질 것이다. "(한용만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지난 18일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국내 줄기세포 연구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열린 '제40회 한경-공학한림원 토론마당'은 국내 줄기세포 연구 상황과 줄기세포 관련 산업 활성화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주제발표에 나선 한용만 교수는 "세계적으로 줄기세포 관련 시장의 연평균 증가율은 약 13.3%에 달하고 시장규모는 2007년 4억달러에서 2020년께에는 110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국가의 신성장 동력으로 적극 육성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올해 정부의 줄기세포 연구 지원 예산은 신청액 200억원 가운데 10분의 1인 20억원만 배정됐을 정도로 아직까지 줄기세포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줄기세포 연구를 서둘러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토론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박정극 동국대 의생명공학과 교수는 "2015년 국내 시장규모가 1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줄기세포보다 40조원의 수출을 기대할 수 있는 원자력에 연구개발 역량을 단기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경제적인 효과는 더 크다"며 "줄기세포는 난치병 치료의 강력한 대안이므로 서둘러 치료제를 상업화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부작용 없는 원천기술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오일환 가톨릭대 의과학연구원 세포치료센터 교수는 "불치병 환자는 완치 가능성이 5~10%만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며 "또 세포치료제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 예측이 불가능한 만큼 서둘러 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안치영 식품의약품안전청 과장은 "상업화 이전에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국내 관련업계는 3~5년 안에 줄기세포 치료제를 만들겠다고 하는 등 너무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