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토플 한경 TESAT] 인문학 소양 있어야 테샛 고득점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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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찾아보는 경제
문학과 예술은 그 시대의 경제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다. 시인과 소설가 화가들은 그 시대의 상황을 번뜩이는 영감과 상상력으로 작품에 불어넣는다. 그래서 역사학자들은 과거는 자신들이 설명하지만 현재와 미래를 설명하는 사람은 소설가와 예술가들이라고 말한다.
경제학도 마찬가지다. 경제는 언제나 좋은 문학의 소재였고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그 자체로 문학의 주제였다. 그래서 존 갤브레이스나 복거일 등은 경제학자이면서 동시에 위대한 소설을 써낸다. 테샛(TESAT:경제이해력검증시험)은 수식과 모델로만 짜여져 있던 기존 경제학의 틀에서 벗어나 지식과 정보를 얼마만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경제지력 종합 시험이다.
테샛은 문학 역사 철학 등 경제와 연결돼 있는 인문학적 소양과 상상력도 평가한다. 바로 이 점이 시사용어를 주로 묻는 다른 유사 시험과는 수준과 질을 달리하는 테샛만의 장점이다. 오는 31일 치러지는 6회 시험도 이런 문제 유형이 다수 포함돼 있다.
⊙ 테샛에 이러한 문제 나왔다
테샛은 시험마다 두세 문제씩 문학작품이나 경제사와 관련한 문제를 내고 있다. 첫 시험에서는 미국의 소설가 프랭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를 주제로 문제를 출제했다. 이 책은 소농과 근로자 계층을 위해 당시 미국의 금본위제 통화제도를 은본위제로 바꾸자고 역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즈도 온스의 약자다. 시장경제가 꽃을 피우던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한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과 암울한 일제 식민지시대의 투기자본을 묘사한 현진건의 '탁류',1930년대 미국 공황기를 묘사한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등이 문제로 출제되기도 했다. 투기의 원조를 이룬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와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등 중요한 경제적 사건들도 테샛 기출문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 공부 요령은
이런 유형의 문제는 갑자기 공부한다고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평소에 책을 좋아하고 독서 습관을 가져야 풀 수 있는 문제다. 시대마다 특정한 경제적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이해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대학생이면 마땅히 읽어야 할 역사와 철학서를 읽으면 금상첨화다. 정의(正義) 문제에 대해 경제학이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분배 문제는 어디에서 논쟁이 성립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최고등급인 S등급을 얻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넘어가야 할 산들이다.
오춘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 문제 예시
오즈의 마법사는 화폐제도의 개혁을 요구했던 19세기 말 미국의 대중용 창작 동화다. 당시의 경제 상황을 기술한 다음의 설명 중 사실에 부합하는 것은?
① 금 본위제를 은 본위제로 개편할 것을 요구하였다.
②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③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화폐가치를 높일 것을 요구하였다.
④ 소득의 재분배 정책을 요구하였다.
⑤ 금,은 등 귀금속 제련술이 발전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