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가 내달 16일부터 새로운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를 공표한다고 한다. 7개 시중은행과 기업은행 농협중앙회 등 9개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반영해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를 산출하고 이를 대출기준금리로 삼는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가 COFIX를 도입키로 한 것은 현재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활용되고 있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차지하는 비중도 낮기 때문이다. 시장금리로서의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최근 CD금리가 상승하면서 주택대출금리도 함께 올라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점도 주요 배경이다.

COFIX는 매달 말 조달금액 잔액에 적용된 금리의 가중평균과 매달 신규 조달한 자금에 적용된 금리의 가중평균 등 두 가지로 발표된다. 지수 산출대상에는 정기예금과 주택부금, 금융채 등이 포함되고 요구불 예금은 제외된다. 은행들은 이렇게 산출된 COFIX에 가산금리를 더해 고객별 대출금리를 정하고 COFIX 연동 신규 대출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은행들의 실질 자금조달 비용이 반영되면 기준금리는 지금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만 가산금리가 낮아져 결과적으로 금리의 큰 변동은 피할 수 있다. 금리변동 위험이 작은 것이 장점이란 얘기다. 또 금리상승기에는 대출자들에게 보다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은행들이 대출자들의 부담완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COFIX 연동 대출상품이 나오면 기존 대출자가 6개월간 별도 부담없이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지만 이 과정에서 가산금리를 가능한 줄여 대출자들의 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규 대출 금리를 끌어올리는 것도 최대한 피해야 한다. 대출금리를 담합(談合)하는 일도 있어선 안된다.

지금 국민 생활 형편은 어렵기 짝이 없다. 고용은 악화되고 가계 실질소득은 감소해 대출금 이자를 갚는 것만도 벅찬 가계가 숱하다.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이번 COFIX 도입이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