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정보기술)업계의 오랜 라이벌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공동의 적' 구글을 견제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손을 잡는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BW)는 20일 인터넷판에서 애플과 MS가 수주일 전부터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에 장착되는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MS의 '빙(Bing)'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이 지난 5일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넥서스원'을 출시하면서 애플과 MS가 절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BW는 전했다.

애플과 MS 모두 사실 확인을 거부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업계는 양사의 협력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로 받아들이고 있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애플은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변한 구글에 결정타를 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된다. MS로선 모바일 검색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BW는 "애플과 구글은 숙명의 라이벌이 됐음을 깨닫고 있다"며 "MS는 이제 스마트폰 전쟁에서 누가 승리할지 향방을 가를 막강한 파워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아이폰엔 구글이 기본 검색엔진으로 깔려 있다. 아이폰에서 빙을 이용해 인터넷 검색을 하려면 사용자가 별도로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체 모바일 검색엔진 이용자 중 86%가 구글을 사용하고 있으며 빙의 점유율은 11%에 불과하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