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값 꼼수 공개 "다음날 올리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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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511개중 10%가 차이
공개대상 제품 매장에 없고
하루 새 1250원 뛴 상품도
공개대상 제품 매장에 없고
하루 새 1250원 뛴 상품도
"소비자원의 조사가 끝나면 다음 날 가격을 올려요. "(A백화점 매장 직원)
한국소비자원이 인터넷을 통해 매주 공개하는 생필품 가격정보의 상당수가 실제 매장 판매가격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사이에 1250원까지 뛴 상품이 있는가 하면,용량이 다르거나 인터넷엔 공개된 상품이 매장엔 없는 점포까지 있었다. 내달부터 공개대상 품목과 점포수가 대폭 확대될 예정이어서 부실 조사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53개 품목 공개정보 실제와 달라
소비자원이 지난 13~14일 주요 생필품의 가격 · 용량 등을 조사해 15일 오전 홈페이지에 게시한 가격정보를 한국경제신문이 당일 오후 매장을 방문해 직접 확인한 결과,전체 511개 상품(20개 품목) 중 10%인 53개의 가격이나 용량이 공개된 정보와 달랐다.
가격정보가 어긋나는 것은 소비자원 조사 직후 각 점포들이 슬그머니 가격을 올린 탓이다. 이마트 미아점은 '풀무원 옛맛두부 부침용'을 290원 올렸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신라면(5개)' 판매가는 2900원으로 공개됐지만 2950원에 팔고 있었고,'테이스터스초이스 마일드모카'는 1만4600원에서 1만5850원으로 1250원이나 올랐다. 백화점 측은 공개된 가격이 행사 할인가격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은 하루 사이에 이렇게 오를 수 있느냐는 반응이다.
백화점 측은 공개된 가격이 행사 할인가격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은 하루 사이에 이렇게 오를 수 있느냐는 반응이다.
용량이 차이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홈플러스 영등포점의 'CJ 국산 친환경콩나물'은 200g짜리를 920원에 판다고 소비자원 홈페이지에 나와 있지만 매장에선 970원짜리 210g만 있었다. GS수퍼 관악낙성대점에선 가격이 공개된 '풀무원 옛맛두부 부침용'이 아예 없었다.
◆소비자원 "수시로 방문해 조사할 수도"
유통업체들은 소비자원 조사 때 할인 행사하던 품목들이 정상가격으로 환원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조사원이 수작업으로 가격을 조사하는 만큼 오류가 생기지 않겠느냐"며 "가격이 내린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화점 매장에서 만난 직원의 말은 달랐다. 그는 "소비자원이 조사를 나오는 매주 수 · 목요일에는 가격을 내리지만 다음 날 올리기도 한다"며 "그래야 마진을 맞출 수 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소비자원은 당초 우려했던 부작용이 드러나자 보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 직원 8명이 13개 점포를 방문해 가격을 일일이 확인하는데,유통업체들이 계속 '꼼수'를 부린다면 지정된 조사날짜 외에 수시로 점포를 방문해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기헌 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장은 "가격 공개는 유통업체의 협조가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교묘히 눈속임을 하면 신뢰가 깨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현재 20개 품목인 가격공개 대상을 다음 달부터 40개,3월 60개,4월 80개로 늘린다. 또 상반기 중 야채,과일 등 신선식품 가격도 공개할 예정이다. 대상 유통점포도 지방까지 확대,4월부턴 전국 135개 점포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 중 83개 점포는 자발적으로 가격을 조사해 소비자원에 제공키로 했다. 결국 소비자원이 조사원을 늘려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는 한 가격공개 따로,판매가 따로인 문제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한국소비자원이 인터넷을 통해 매주 공개하는 생필품 가격정보의 상당수가 실제 매장 판매가격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사이에 1250원까지 뛴 상품이 있는가 하면,용량이 다르거나 인터넷엔 공개된 상품이 매장엔 없는 점포까지 있었다. 내달부터 공개대상 품목과 점포수가 대폭 확대될 예정이어서 부실 조사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53개 품목 공개정보 실제와 달라
소비자원이 지난 13~14일 주요 생필품의 가격 · 용량 등을 조사해 15일 오전 홈페이지에 게시한 가격정보를 한국경제신문이 당일 오후 매장을 방문해 직접 확인한 결과,전체 511개 상품(20개 품목) 중 10%인 53개의 가격이나 용량이 공개된 정보와 달랐다.
가격정보가 어긋나는 것은 소비자원 조사 직후 각 점포들이 슬그머니 가격을 올린 탓이다. 이마트 미아점은 '풀무원 옛맛두부 부침용'을 290원 올렸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신라면(5개)' 판매가는 2900원으로 공개됐지만 2950원에 팔고 있었고,'테이스터스초이스 마일드모카'는 1만4600원에서 1만5850원으로 1250원이나 올랐다. 백화점 측은 공개된 가격이 행사 할인가격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은 하루 사이에 이렇게 오를 수 있느냐는 반응이다.
백화점 측은 공개된 가격이 행사 할인가격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은 하루 사이에 이렇게 오를 수 있느냐는 반응이다.
용량이 차이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홈플러스 영등포점의 'CJ 국산 친환경콩나물'은 200g짜리를 920원에 판다고 소비자원 홈페이지에 나와 있지만 매장에선 970원짜리 210g만 있었다. GS수퍼 관악낙성대점에선 가격이 공개된 '풀무원 옛맛두부 부침용'이 아예 없었다.
◆소비자원 "수시로 방문해 조사할 수도"
유통업체들은 소비자원 조사 때 할인 행사하던 품목들이 정상가격으로 환원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조사원이 수작업으로 가격을 조사하는 만큼 오류가 생기지 않겠느냐"며 "가격이 내린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화점 매장에서 만난 직원의 말은 달랐다. 그는 "소비자원이 조사를 나오는 매주 수 · 목요일에는 가격을 내리지만 다음 날 올리기도 한다"며 "그래야 마진을 맞출 수 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소비자원은 당초 우려했던 부작용이 드러나자 보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 직원 8명이 13개 점포를 방문해 가격을 일일이 확인하는데,유통업체들이 계속 '꼼수'를 부린다면 지정된 조사날짜 외에 수시로 점포를 방문해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기헌 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장은 "가격 공개는 유통업체의 협조가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교묘히 눈속임을 하면 신뢰가 깨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현재 20개 품목인 가격공개 대상을 다음 달부터 40개,3월 60개,4월 80개로 늘린다. 또 상반기 중 야채,과일 등 신선식품 가격도 공개할 예정이다. 대상 유통점포도 지방까지 확대,4월부턴 전국 135개 점포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 중 83개 점포는 자발적으로 가격을 조사해 소비자원에 제공키로 했다. 결국 소비자원이 조사원을 늘려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는 한 가격공개 따로,판매가 따로인 문제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