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국내 M&A·기업공개 60조…IB시장 격돌 예고
우리투자증권이 한국경제신문과 연합인포맥스가 공동 제정한 '제1회 한국 IB대상' 종합대상을 수상했다.

20일 금융투자협회 3층 불스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채권 인수, 인수 · 합병(M&A) 재무자문 등 투자은행(IB) 전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올려 종합대상인 금융위원장상을 받았다. 대우증권(IPO),한국투자증권(파생상품),삼성증권(M&A 재무자문),김앤장법률사무소(M&A 법률자문),동양종금증권(채권 인수) 등이 부문별 대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에 이어 열린 IB포럼에선 지난해 국내 IB들의 성과와 올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진지한 토의가 이뤄졌다.

올해 국내 M&A와 IPO의 시장 규모만 60조원에 달해 IB시장에서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또 올해는 중동 등 해외시장으로 적극 진출할 것이란 주요 증권사들의 포부도 제시됐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IB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60조원 넘는 시장 놓고 진검승부

포럼 주제발표자로 나선 정영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는 "지난해 국내 IB업체들이 자본시장에서 활약해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IPO 유상증자 채권발행 등으로 기업들에 40조원을 공급하면서 자본시장이 질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김병철 동양종금증권 상무도 "지난해는 국내 IB 역사에서 획기적인 해였다"며 "은행이 기업자금원으로서 제 역할을 못할 때 IB들이 자본시장을 통해서 제 몫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신원정 삼성증권 기업금융1사업부장은 "지난해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여파로 M&A시장의 수급이 깨졌지만 올해는 국내 M&A시장 규모가 예년 수준(25조~30조원)의 2배인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줄줄이 상장할 예정인 IPO도 규모가 10조~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M&A와 IPO에서 60조원 이상의 시장이 생길 것으로 보이는 만큼 IB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 상무는 "채권 발행이 지난해 수준엔 미치지 못해도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며 "올해는 IB들의 진정한 실력 경쟁이 벌어지는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IB대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시상식 심사평을 통해 "IB는 금융산업의 최일선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치열하게 싸우는 '해병대'와 같다"며 "IB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금융상품과 기법을 통해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 이익을 가져다줄 것을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해외 IB시장 진출 포부도 잇따라

주요 증권사들은 활동영역을 해외로 넓히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대표는 "서구 IB들과 비교해 국내 IB들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해외 니치마켓(틈새시장)으로 중동 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오일머니를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Sukuk)'를 활용해야 하는데 관련 법률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신 부장은 "M&A 부문에서도 해외 자원 개발,녹색혁명 등과 관련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이 활발하다"며 "삼성증권은 이런 기업을 위해 해외 기업 M&A를 적극 지원하면서 IB 사업 기반을 해외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판도 변화를 한국 IB들이 도약의 기회로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경영/김동윤 기자 longrun@hankyung.com